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향방을 가를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8일 개최된다. 이사회 재편 여부가 쟁점으로 양측은 표심을 얻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회 정원 10명에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신 회장·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형제 측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임종윤 이사가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3자 연합 측 4인과 형제 측 5인으로 구성돼 있다. 3자 연합은 이사회 구성을 6대 5로 재편해 경영권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사 선임 등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대상으로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양측은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과 기관투자가,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주주명부 폐쇄 기준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과 친인척을 제외한 3자 연합 우호지분은 33.78%, 형제 측 우호지분은 25.62%로 알려졌다. 이 외 국민연금 5.89%,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 8.09%, 오너 일가 친인척 3.10% 등으로 구성됐다.

임시주총이 경영권 분쟁의 최대 분수령인 만큼 양측 고발전도 거세지고 있다. 형제 측은 이달 3자 연합 측을 상대로 배임·업무방해 등 3건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또 당초 3자 연합 측 우호지문으로 분류됐던 가현문화재단·임성기재단에도 ‘중립을 지킨다는 확약이 있을 때까지 기부금 지급을 보류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3자 연합 측도 형제 측을 무고 및 업무방해, 배임 등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전 수위도 높여가는 모양새다. 임종훈 대표는 22일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오너 일가 갈등의 배후로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 대표를 언급하며 “가족이 모이려면 김 대표가 빨리 빠져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대표는 서면 답변서를 통해 “회사 자산을 본인들의 부채 탕감에 이용하려고 하는 형제들의 욕심이야말로 진정한 가족 분란의 배후”라고 반박했다. 임종윤 이사 또한 주주서한을 통해 회장·부회장 직제 폐지,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등이 담긴 5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주총에서 의결되면 이사회 구도는 5대 6으로 3자 연합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고 이사 후보 가운데 1명만 선임된다면 이사회 구도가 5대 5가 돼 이사회 의사 결정이 교착 상태에 빠진다. 이 경우 다음 달 19일 박재현 현 대표 해임 등을 두고 열리는 한미약품 주총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지분 41.42%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