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최근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 1068개를 전수조사했다. 당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도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여권 내부 분열이 지속되고 있다.
2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대표와 가족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 1068개를 전수조사한 결과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은 161개였고, 이 중 12개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위 높은 욕설과 비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대표 측은 이를 ‘동명이인’의 글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올라온 나머지 907개 게시글 중 250개가 사설과 기사였고 194개는 격려성 글, 463개는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 정치적 견해 표명 글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 동명이인의 글 중 수위 높은 건 극히 적었다”며 “그 사람도 당원인데 익명 게시판에 대통령 욕설을 했다고 문제 삼기는 힘들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됐고 이번 주 중 고발 조치가 이뤄지면 도대체 누가, 왜 말도 안 되는 건을 침소봉대해 ‘한동훈 죽이기’에 나섰는지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근거 없이 지도부를 공격하는 행태에 당 전체가 휘말리는 것은 함께 자멸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의 직접적인 해명이 필요하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매사에 똑 부러진 한 대표는 대체 어디로 갔냐”며 “그래서 가족이 썼다는 거냐, 안 썼다는 거냐”고 따졌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들이 보기에 납득할 정도로 당 차원의 명확한 감사와 수사 의뢰를 통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에 따른 계파 갈등이 대야 공세와 민생 쇄신의 동력을 떨어트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원 게시판 논란 속 한 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띄우며 여권의 쇄신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