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지지자 "풍악을 울려라" 환호…보수단체는 "이게 나라냐" 격앙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

■열흘만에 또 갈라진 서초동
보수·진보측 1900여명 집결
일부 충돌도 발생…경찰 제지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이 대표 지지자들이 풍선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주 기자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무죄 판결되자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 행복해서 하늘을 나는 기분이다.” “에잇. 나라가 한 번 망해야지.”


25일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이른 아침부터 서초동 일대에 모여있던 보수·진보 지지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보수 단체 회원들과 지지자들은 “말도 안되는 결과”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한 반면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표출했다.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선고가 무죄 판결되자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지지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죄 소식을 접한 이 대표 지지자 집회는 축제 분위기였다. 이들은 서로 끌어안고 “대한민국 만세” “이재명은 무죄다” 등을 연신 외쳤다. 경기 평택에서 온 김 모(59) 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좋다”면서 “지난 유죄 판결은 잘못된 판결이었지만 이번 판결은 공명정대하게 잘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결과를 듣고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고 있던 민형숙(72) 씨는 “유죄 판결을 받으면 대통령으로 못 나오는데 무죄를 받아 너무 기분이 좋다”며 “이건 무조건 좋은 것”이라고 소리쳤다.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결과가 전해진 직후 보수 지지자들이 격앙된 모습으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승령 기자

반면 이 대표가 법원에 도착한 후 “이재명 구속”을 쉬지 않고 외쳤던 보수 집회 참가자들은 선고 이후 깊은 탄식과 함께 이내 격앙된 모습으로 비난을 쏟아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보수 단체 회원은 “이번 선고 결과로 앞으로 나라가 많이 힘들어질 것 같다”며 “법정 구속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연히 유죄가 나와야 하는 것인데 일반 시민은 죄다 구속시키면서 권력자는 왜 봐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리에서 온 최 모(60대) 씨도 “국민들이 모두 이재명의 죄를 알고 있는데 판사가 너무한 것 아니냐”면서 “당연히 구속돼야 마땅한데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선고 이후 보수 단체의 구호도 바뀌었다. ‘이재명 처형’ 등 수위 높은 발언이 흘러 나왔으며 언론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실망감을 감추지 않은 보수 집회 측에서는 선고 결과가 나온 뒤 불과 몇 분 만에 현장에서 이탈하는 참가자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무죄 소식이 알려지자 법원 경내에서도 양측 지지자들의 분위기는 극명히 갈렸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무죄 소식이 전해지자 “정말 무죄가 맞냐”며 눈물을 흘렸고 연신 큰 목소리로 “이재명”을 연호했다. 일부는 한데 모여 춤을 추거나 부둥켜 안기도 했다. 반면 보수 단체 참가자들은 짧은 탄식과 함께 빠르게 법원 밖으로 이동했다.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 이후 이재명 대표 지지자와 보수 단체 회원 간 다툼이 발생해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정유민 기자

해산 후에는 이 대표 지지자들과 보수 단체 회원들 간 작은 충돌도 발생했다. 이 대표 지지자 중 한 명이 “풍악을 울려라”며 보수 단체를 자극하자 다툼이 발생해 경찰이 이를 제지하기도 했다. 이날 서초동에는 보수·진보 측에서 각각 1500여 명, 400여 명이 모였다. 경찰은 3000여 명의 경력을 법원 경내와 인근 집회 현장에 배치해 충돌에 대비하고 질서 유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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