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말레이시아가 수교 64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했다. 양국은 격상된 관계를 바탕으로 방산·안보, 에너지, 핵심 광물, 공급망, 교육 부문에서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국가 중 3위 교역국, 4위 투자 대상국이다. 말레이시아 정상의 방한은 5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1960년 수교 이래 다방면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왔고 한국은 말레이시아 ‘동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로 긴밀히 협력해왔다”고 평가했다. 안와르 총리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으로 다방면에서 함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정무·안보 △경제 △문화·교육·관광 △지역·국제 등 4대 분야의 구체적 협력 방안이 담겼다. 특히 성명에는 “국방 당국 간 정례적 교류의 중요성을 인식해 2022년 국방 협력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국방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양국의 의지를 명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말레이시아가 지난해 한국 FA-50 경공격기 18대를 도입한 계약을 바탕으로 방산 협력을 확대한다. 말레이시아 측은 경공격기 교체 2차 사업 등 차기 방산 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와 관심을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내년 타결을 목표로 디지털,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자유무역협정(FTA)도 추진한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탄소포집·저장(CCS) 협력, 파리협약 제6조 협력, 고등교육 협력 등 3건의 MOU도 함께 체결했다. CCS와 파리협약 관련 MOU를 통해 양국은 온실가스 감축 협력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안와르 총리는 “한국과 말레이시아가 특히 청정수소 분야에서 최적의 파트너인 만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러북 간 불법적인 군사 협력에 대해 우려도 표명했다. 안와르 총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비롯해 국제법을 심각하게 위반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과 각종 도발 행위를 규탄했다. 또 우리 정부의 ‘담대한 구상’과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