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지 아파트가 늘어나고 개인화될수록 ‘온라인 관리사무소’인 주거 플랫폼 산업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최병인 아파트아이 대표는 2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소규모 단지가 많고 공동체 의식이 강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통해 보수나 주민투표 등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파트아이는 전국 3만 단지, 1200만 가구가 사용하는 국내 1위 아파트 애플리케이션(앱)이다. 한 달간 한 번이라도 앱에 접속한 사용자 수를 뜻하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130만 명에 달한다.
미국 MIT 공학박사인 최 대표는 맥킨지 컨설턴트와 이지스효성 사장 등을 역임한 뒤 2010년 건물 통합관리 업무 솔루션 기업을 창업했다. 당시 사업 중 하나로 온라인을 통해 아파트 관리비를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고, 2년 전 분사해 별도의 회사를 만든 게 아파트아이다. 최 대표가 아파트앱 시장에 뛰어들 때까지만 해도 시장 규모는 미미했다. 그는 “전국 약 70%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회사의 건물 통합관리 솔루션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빠르게 사용자 수를 늘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파트아이의 주요 서비스는 ‘아파트캐시’를 통해 관리비를 결제하는 것이다. 아파트캐시는 앱에서 광고를 보거나 카드사 포인트 전환 등을 통해 모을 수 있다. 월평균 약 5만 명이 아파트캐시를 통해 1만 원을 모아 관리비를 내고 있다. 사용자들이 연간 아낀 관리비는 60억 원에 달한다. 최 대표는 “높은 생활물가에 고정 지출인 관리비를 절감하려는 회원들이 늘어나면서 올해 사용자가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소방청과 손잡고 소방시설 세대점검 기능도 추가했다. 2022년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공동주택의 모든 세대는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점검해야 하는데, 관리사무소를 방문해 점검표를 받지 않아도 앱으로 점검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밖에 방문 차량 예약이나 동대표 선출 등을 위한 주민투표 기능 사용도 활발하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협약을 맺고 아파트 부품 교체와 수리 등 전문 관리 서비스로 영역을 넓혔고, 종이 관리비 고지서를 전자 고지서로 대체하는 서비스도 시범 운영 중이다.
최 대표는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종이 사용량을 줄여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전자 고지서 대체에 동의한 회원 수가 5000여 명을 넘어섰다”며 “공동주택 생활에 필요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