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관세땐 對美 수출 -14%…성장률도 0.2%P 낮아질 것"

■산업연구원, 주력산업 내년 전망
수출종목 부문별로 온도차 명확
반도체 8.5%·조선 4.1% 성장
2차전지 -6.7%·정유도 -7.5%

산업연구원 외경. 사진 제공=산업연구원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와 조선 부문의 수출 성장세는 양호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2차전지와 정유·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수출이 꺾일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경제·산업 전망’에 따르면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1%로 추산됐다.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2.2%)보다 0.1%포인트 낮은 수치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상반기(1.9%)의 성장이 하반기(2.2%)보다 부진해 전반적인 성장률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내놓은 한국의 내년 전망치(2%)보다는 0.1%포인트 높은 것이다. 산업연구원은 “글로벌 경제는 인플레이션 안정세와 통화정책 완화 등에서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수출은 부문별로 온도 차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13대 주력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은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수요 증가와 인공지능(AI) 산업 발전 등에 힘입어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정보통신기기(8.4%), 철강(5.0%), 바이오헬스(4.9%), 조선(4.1%), 디스플레이(2.5%) 등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2차전지(-6.7%)를 비롯해 정유(-7.5%) 업종의 수출이 5% 이상 하락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자동차(-2.7%), 섬유(-1.9%) 등도 올해보다 뒷걸음질 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의 보편적 관세 부과 정책이 자동차를 중심으로 대미 수출 감소를 유발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 대한 강한 하방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보편적 관세(10∼20%)가 실제 부과되는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약 55억∼93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이 여파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약 0.1∼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소비와 투자 회복세는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됐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보다 1.9% 늘어나는 데 그치고 건설투자는 0.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민간소비는 실질소득 증대와 금리 인하, 물가 안정 등에도 누적된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미약할 것으로 평가됐다. 또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에서 누적된 선행지표 부진이 현실화하면서 전체적으로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권남훈 산업연구원장은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며 “확실히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