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빈번하고 정교해지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뿐 아니라 한국 등 동맹국도 이들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4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국가 안보를 담당하는 팻 맥패든 영국 랭커스터 공작령 장관(대법관)은 25일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사이버 안보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연설한다. 랭커스터 장관은 특별히 규정된 업무 없이 총리의 전반적인 일을 돕는 부총리격 자리다.
가디언이 입수한 연설문에 따르면 맥패든 장관은 “러시아가 사이버 영역에서는 매우 공격적이고 무모하다”며 특히 크렘린궁의 비공식 승인을 받은 이른바 ‘핵티비스트(정치·사회적 목적을 가진 해커)’ 집단이 세계를 무대로 빈번하고 정교한 공격을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연설문에서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단체들은 나토 국가에서 벌어진 최소 9건의 개별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며 “영국의 미디어·통신·에너지 인프라 등 중대한 국가 기간 시설에 대한 부당한 공격도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인도태평양 파트너인 한국도 표적이 됐다고 짚으며 “(한국 정부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한 것에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달 초순 우리나라 정부 부처 및 주요 기관에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로 의심되는 공격이 포착됐었다. 국가안보실은 이달 9일 “친러시아 핵티비스트 그룹의 사이버 공격이 북한군 파병 이후 빈번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맥패든 장관이 러시아 사이버 공격의 주체로 알려진 29155부대를 언급할 것으로 관측했다. 앞서 영국은 미국·유럽연합(EU) 정보 당국과 함께 러시아군 정보기관 총정찰국(GRU) 산하 특수부대인 29155가 영국·유럽의 국가 중요 기간 시설을 공격 목표로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