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대 실업 상황이 연령대가 20대 초반인지, 후반인지에 따라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대학 진학률과 병역 의무가 있는 우리나라 사회 특성 탓이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실업자 가운데 20대 비율은 29.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6위를 기록했다. 평균치인 30.7% 보다 낮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20대 초반이냐, 후반이냐에 따라 이 순위는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 초반 비중은 9.4%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았다. 20대 초반 고용 상황이 OECD 국가 중 가장 양호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대로 20대 후반은 2022년 기준 20.3%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20대 후반 고용 상황이 그만큼 나쁘다는 것이다.
이 차이는 우리나라 사회 구조 탓이다. 한국은 대학졸업률이 69.6%로 OECD(평균 47.4%)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고용 시장 진입 전 학업 기간이 다른 국가에 비해 길다는 점이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병역 의무 기간도 있다. 대학진학률이 낮거나 병역 의무가 없는 국가와 20대 실업에 대한 단순 비교가 어려운 국가란 얘기다.
우려는 이런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최근 청년 고용 상황이 너무 나쁘다는 점이다. 올 2분기 20대 이하 임금 근로 신규채용 일자리는 8.6% 감소했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기 위한 구직 기간이 긴 상황에서 일자리 기회도 크게 줄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부분 대기업의 채용 문화는 공채에서 수시 채용으로 바뀌었다. 경력을 충분히 쌓지 못하면 대기업 취업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이다. 고용부가 일경험 기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청년 정책 사업을 강화하는 배경이다. 청년이 기업이 원하는 직무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게 청년 고용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용부 관계자는 “20대가 다수 종사하는 도·소매업과 IT 업종에서 일자리가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기업의 수시·경력직 채용 경향이 심해지면서 청년 구직자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