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력이 줄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했던 방산 업종 주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휴전 합의가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락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당선 이후 바닥을 기던 2차전지 업종 주가는 최근 유럽 경쟁사 파산 소식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16포인트(0.64%) 하락한 2518.18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 하락은 기관 투자가들이 순매도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453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던 기관 투자가들은 이날 장중 현재까지 2621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시각 외국인 투자가들도 코스피 시장에서 578억 원어치를 팔아 치우며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방산 업종의 주가 급락이 두드러졌다. LIG넥스원(079550)(-8.74%), 한화시스템(272210)(-8.33%), 풍산(103140)(-8.42%) 등 줄줄이 하락 중이며 현대로템(064350)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주가는 장중 10% 넘게 빠지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휴전을 앞두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의 정부 효율화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국방 예산 감축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남기면서 투심은 더욱 얼어붙었다. 머스크는 25일(현지 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F-35 전투기는 너무 비싸고 복잡하지만 어느 것도 뛰어나게 잘하지 못하는 기체가 됐다”고 말했다. 시장은 이를 머스크가 F-35 관련 국방 예산을 삭감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세계 최대 방산업체이자 F-35 록히드마틴의 주가도 전날 밤 4% 가까이 빠졌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3포인트(0.48%) 내린 693.54에 거래 중이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6포인트(0.11%) 오르며 상승 출발 했으나 이내 상승폭을 반납하고 음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차전지주의 약진이 눈에 띈다.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086520)는 전날 대비 각각 1.55%, 3.80% 오른 8만 1900원과 14만 4200원에 거래 중이다. 에코프로는 이날 장 중 한때 주가가 10% 가까이 치솟으며 호조를 보였다. 국내 2차전지 업종은 경쟁사이자 유럽 최대 전기차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의 파산 소식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이 계속 유입되며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모두 7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반면 바이오 업종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지라시에 흔들리며 주가가 급락했던 알테오젠(196170)은 어제의 상승 흐름을 이어나가지 못한 채 하락하고 있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이날 현재 전 거래일 대비 2만 1000원(6.34%) 하락한 31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34%), 리가켐바이오(141080)(-3.53%), 펩트론(087010)(-1.24%) 등 바이오 업종 주가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