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한국식 시나리오’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분쟁을 동결하는 모든 방안을 강력하게 거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26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0차 독립국가연합(CIS) 안보·정보기관 회의 후 “러시아는 한국식 시나리오든 다른 방식을 따르든 (우크라이나) 분쟁을 동결하는 어떠한 제한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분쟁을 동결할 필요성을 거론하는 이유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밝힌 입장과 동일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과 관련해 한국전쟁을 마무리한 ‘한국식 휴전’이나 현 상태를 동결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에 대해 “러시아는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결과도 러시아에 유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나리시킨 국장은 “앞으로 수 년간 지속될 ‘견고하고 장기적인 평화’가 필요하다”며 “이 평화는 무엇보다 러시아와 러시아 시민들을 위해 보장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우크라이나 분쟁을 일으킨 핵심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실패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들은 쉬지 않을 것”이라며 “평소처럼 CIS와 러시아 주변에 혼란을 일으키려고 애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도 이날 CIS 안보·정보기관 회의에서 미국, 영국과 그 동맹국들이 CIS의 동맹 관계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통합을 방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보르트니코프 국장은 “퇴임하는 조 바이든 정부는 국내 정치 투쟁의 일환으로 미국에 핵심적인 유라시아 지역의 상황을 최대한 악화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며 옛 소련 국가와 중동, 동남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최근 우크라이나에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승인한 점을 거론하며 “그들의 주요 목표는 누적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차기 정부의 선택지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