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리디아 고는 올해 ‘동화 속 주인공’이 됐다. 올림픽 금메달과 함께 명예의 전당 입성을 확정한 데 이어 ‘골프의 고향’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열린 AIG 여자오픈에서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런 뒤 3주 만에 참가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꿈같은 시기를 보냈다”는 리디아 고는 “예전엔 드로 구질을 많이 치려고 했는데, 페이드로 바꾸면서 정확하게 칠 수 있게 됐다. 그러면서 성적이 같이 따라왔다”고 했다.
리디아 고의 연속 스윙을 김형민 프로와 함께 분석했다. 김형민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활약하다 현재는 국내 대표적인 장타자인 김봉섭 등의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어드레스= 리디아 고가 주니어 시절부터 현재까지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는 한 가지는 그립이다. 1~2인치 짧게 잡은 만큼 거리는 줄 수 있지만 리디아 고는 정확하게 볼을 맞혀 이를 상쇄한다. 스윙 전 왜글로 손목의 긴장을 풀고 헤드 무게를 느끼는데 리디아 고는 꼭 세 번 흔든다. 이렇듯 프리 샷 루틴도 항상 일정해야 한다.
▲백스윙= ‘절대 드로를 치지 않겠다’는 다짐이 묻어난다. 업라이트(가파른)한 궤도로 클럽을 들어 올리는 건 다분히 페이드를 치려는 의도다. 헤드가 뒤쪽으로 빠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코킹을 살짝 미리 한다는 느낌을 갖는다. 또한 페이드를 때리기 위한 충분한 공간 확보를 위해 아크를 조금 크게 가져가고 있다.
▲다운스윙= 리디아 고의 정확성 비결은 큰 근육의 사용에 있다. 간혹 스윙 축 고정에 너무 매몰되면 몸이 경직되면서 팔로만 때리는 실수를 하게 되는데 리디아 고는 축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상체와 하체의 회전 동작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해 흐름이 자연스럽다. 시선은 약간 볼 뒤쪽에 둬 낮고 강한 임팩트가 들어가게 한다.
▲폴로스루= 임팩트 이후 손과 몸의 연결이 일정하다 보니 손을 빨리 돌리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거리 욕심에 릴리스 동작에서 손목을 사용하게 되면 방향이 틀어질 수 있다. 그럴 경우 양 팔뚝이 서로 위아래로 겹치는 모습이 나온다. 리디아 고는 양팔이 이루는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릴리스를 길게 가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