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e커머스 기업 테무와 쉬인이 검색 광고 시장에서 유명 브랜드의 키워드를 고가 입찰하는 방식으로 업계의 마케팅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검색 마케팅 플랫폼 셈러시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테무는 ‘월마트 블랙프라이데이 딜’, ‘콜스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키워드에 입찰하고 있다. 쉬인 역시 ‘월마트 의류’, ‘자라 진’, ‘망고 드레스’, ‘노드스트롬 랙 신발’ 등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가 검색엔진에 특정 브랜드를 입력하면 검색엔진은 페이지 상단에 ‘광고’라고 표시된 영역을 먼저 보여주고, 검색어별 ‘클릭당 비용(CPC)’을 높게 제시한 업체의 광고를 맨 위에 게재한다. 업체들은 우선 노출을 위해 인기 검색어를 두고 입찰 경쟁을 벌인다. 검색어 입찰은 통상 실시간으로 이뤄지는데 광고주들이 써낸 CPC와 광고 품질(관련성 등) 점수, 클릭률 등을 고려해 상단 게재 광고가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검색어 입찰의 특성상, 특정 업체가 높은 가격을 부를 경우 다른 업체들도 경쟁을 위해 CPC를 올릴 수밖에 없다.
특히 검색어의 실제 주인들은 자기 이름을 검색해도 광고에서 뒤로 밀리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예컨대 쉬인이 ‘자라 진’ 검색어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낼 경우 정작 자라 광고는 쉬인 아래에 위치하고, 이로 인해 자사 브랜드를 검색한 소비자 트래픽을 타사에 빼앗기게 된다. 로이터는 중국 e커머스들의 검색어 입찰 경쟁에 ‘월마트 옷’ 키워드의 CPC가 2022년 대비 16배 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온라인에서 저렴한 옷’, ‘쇼핑’ 같은 일반적인 키워드도 훨씬 비싸졌다.
경쟁사 키워드 입찰은 통상 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쉬인과 테무는 도가 지나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셈러시의 올가 안드리엔코 브랜드 마케팅 부사장은 “두 업체는 평균보다 훨씬 많은 수의 경쟁사 키워드를 입찰하고 있다”며 “이들의 전략이 전통적인 소매업체들을 앞지르고 있고, 훨씬 더 공격적”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유료 검색 광고 부담 속에 일부 기업이 페이스북, 틱톡, 인플루언서, 기존 전통적인 광고 등 다른 마케팅 채널로 예산을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시장의 불만에 대해 테무 측은 “공정한 경쟁과 책임감 있는 광고 관행을 준수하고 있다”며 “브랜드명이 광고에 포함되는 경우는 구글과 같은 광고 플랫폼의 자동 키워드 삽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드문 사례”라고 해명했다. 이어 "브랜드 이름의 광고 타기팅을 방지하기 위해 제외 키워드 목록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