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기존 한종희 부회장 1인 대표 체제에서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대표이사를 함께 맡아 2인 체제로 복귀했다. 반도체 사업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의 위기 타개를 위해 메모리 사업부를 전 대표이사 직할 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 사업 수장을 교체했다.
삼성전자는 27일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총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해 부문별 사업책임제를 확립한다는 계획이다.
DX부문장인 한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되면서 품질혁신위원장을 함께 맡는다. 전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을 직할로 이끄는 동시에 삼성종합기술원(SAIT) 원장까지 겸임한다.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도 유임됐다.
한진만 DS부문 DSA총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한 신임 사장은 DRAM/Flash설계팀을 거쳐 SSD개발팀장, 전략마케팅실장 등을 역임했고 2022년 말 DSA총괄로 부임해 미국 최전선에서 반도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기술전문성과 비즈니스 감각을 겸비했고 글로벌 고객대응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삼성전자는 이번에 반도체 사업부에 파운드리 사장급 CTO 보직과 DS부문 직속 사장급 경영전략 담당 보직을 신설했다. 이 자리는 각각 남석우 DS부문 글로벌제조&인프라총괄 제조&기술담당 사장과 김용관 사업지원TF 부사장이 맡았다.
남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 및 제조 전문가로 반도체연구소에서 메모리 전제품 공정개발을 주도했고 메모리/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 DS부문 제조&기술담당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선단공정 기술확보와 제조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DS부문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승진한 김 부사장은 반도체 기획 및 재무업무를 거쳐 미래전략실 전략팀, 경영진단팀 등을 경험한 전략기획 전문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고한승 사장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사장으로,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장 박학규 사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영희 삼성전자 사장은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에서 브랜드전략위원으로 보직을 이동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해 메모리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할체제로 전환하고 파운드리사업 수장을 교체했다”며 “경영역량이 입증된 베테랑 사장에게 신사업 발굴 과제를 부여하는 등 쇄신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임원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인사와 조직 개편이 마무리 된 12월 중순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