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 피해간 인터넷·통신株…산타랠리 기대 커진다

SKT 등 통신3사 일제히 신고가
네이버·카카오도 3%대 강세
관세 영향 없고 AI 사업 호조
내년 실적 전망치도 상향조정
증권가 "완만한 성장세 유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주식 시세가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5포인트(0.11%) 내린 2517.51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트럼프 리스크’를 피해간 통신과 인터넷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2차전지 등 국내 주요 업종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통신과 인터넷 종목에서 연말 ‘산타 랠리’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이들 업종의 내년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은 전날 대비 2700원(4.63%) 오른 6만 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도 각각 4.62%, 2.58% 상승했다. 이날 통신 3사는 모두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가 3.78%, 3.65% 각각 상승하는 등 인터넷 종목도 강세가 뚜렷했다.


최근 통신과 인터넷 업종은 트럼프 정책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받는 제조업과 달리 직접적인 리스크를 비껴가면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 대선 이후인 이달 6일부터 이날까지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7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방송통신’과 테마형 지수 ‘KRX인터넷톱10’은 7.93%, 12.08%씩 올랐다. 코스피가 같은 기간 2.86% 하락한 것과 견주면 돋보인다.


이처럼 통신과 인터넷 종목의 상승 움직임은 관세 도입과 무관한 서비스 업종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그간 투자를 확대해온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사업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더해졌다.




통신 3사의 경우 AI 인프라 사업이 새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AI의 부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사전에 인프라를 확보한 통신사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판단에서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통신사들의 AI 인프라 사업이 2025년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유·무선 통신 매출액 성장의 둔화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터넷 업종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올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는 성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9%, 29% 이상 빠졌다. 이에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광고와 커머스 사업을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커머스 분야에서는 AI 기술을 통한 수익화에 주력하고 있다.


통신과 인터넷 업종의 내년 실적 전망도 밝은 만큼 당분간 주가를 끌어내릴 악재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게 증권사의 설명이다. 실제 관련 종목의 실적 전망치는 줄줄이 올라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6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은 KT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달 6일 대비 37.1% 높였다. SK텔레콤은 6.3%, LG유플러스는 4.6% 올랐다. 특히 통신 3사는 다음 달 20일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편입될 가능성도 높다. 주가가 당분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마찬가지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도 밝다. 최근 이전 추정치 대비 실적 전망치가 각각 17.3%, 19.2% 올라갔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인터넷 종목은 성장주임에도 불구하고 성장성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며 “올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되면서 반등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당선으로 불이익이나 수혜를 보는 업종이 아닌 만큼 내년에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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