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지갑 여는 마케팅…"1인 기업도 조 단위 매출로" [스케일업 리포트]

■윤태석 인덴트코퍼레이션 대표
AI기반 마케팅 솔루션 브이리뷰·스프레이 운영
리뷰 챗봇 시스템으로 혁신…고객사 6972개
2분만에 인플루언서 2000만명 찾아 추천도
일본·미국 지사 설립 준비…"글로벌 기업 성장"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1인 브랜드가 조 단위 매출을 내는 미래도 분명히 올 것이라 믿습니다. AI는 2분에 2000만 명의 인플루언서를 찾아 구매율을 높이기 가장 적합한 사람을 추천합니다. 소수 인력으로 불가능한 규모의 글로벌 마케팅 캠페인을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죠. 궁극적으로는 사장이 기획만 하고 나머지 마케팅의 전 과정을 AI가 대체하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윤태석 인텐트코퍼레이션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미래를 예측하고 현재 기술을 활용해 시장을 혁신하는 것이 회사 비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표는 1세대 인터넷·PC 커머스, 2세대 모바일 커머스, 3세대 소셜미디어 커머스를 넘어 ‘숏폼(짧은 영상)’으로 대표되는 4세대 커머스의 선두에 서겠다는 목표로 2018년 인덴트코퍼레이션(이하 인덴트)을 설립했다. 대표 사업은 자체 개발한 AI 특허 기술을 이용해 고객들의 영상 리뷰를 수집해 분석, 활용하는 서비스 ‘브이리뷰’다. 2019년 서비스 출시 이후 14개에 불과했던 고객사는 현재 6972개로 늘어 다양한 브랜드의 쇼핑몰에서 활용되고 있다. 자체 기술 고도화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증명해온 인덴트는 125억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완료하고 누적 투자액 182억 원을 달성하는 등 리뷰 커머스 시장을 초기에 개척한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윤 대표는 미국 데이터 분석기업 시넥스와 삼성전자 등에서 커머스 전문가로 일하면서 영상 후기가 가지는 마케팅 효과에 주목했다. 그는 “데이터 실험을 했을 때 영상 후기를 시청한 사람들의 주문 전환율이 6배 높았다”며 “짧은 영상 후기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말했다. 특히 브이리뷰의 핵심은 ‘고객 편의’에 있다. 윤 대표는 “고객이 영상 후기를 직접 쇼핑몰에 업로드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친구에게 영상을 보낸 경험은 꽤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챗봇 시스템을 개발해 친구한테 영상을 보내듯 리뷰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혁신했다”고 설명했다. 브이리뷰는 구입한 제품의 배송 완료 시점에 구매자의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 채팅창에 영상, 사진 등과 함께 리뷰를 쓰면 자동으로 해당 쇼핑몰에 올라가도록 한다. 이같은 방식은 기존 리뷰 수집 방식보다 수집율이 4배 정도 높다.


브이리뷰는 이렇게 수집한 대량의 후기를 AI 분석을 거쳐 마케팅에 가장 적합하게 재배치한다. 구매 전환에 기여한 리뷰 순서대로 정렬하고 키워드를 추출하는 등 고객의 구매 결정을 돕는 리뷰를 노출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브이리뷰는 모든 독립몰에 설치가 가능해 이커머스 사업자는 별도의 기술 없이 실구매자들의 영상 리뷰를 수집하고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윤 대표는 “브이리뷰는 참고할 모델이 없는 상태에서 ‘맨땅에 헤딩’으로 만들어졌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아마존보다 출시가 8개월가량 빨랐고 국내 기업보다는 2년 정도 앞서갔다”고 강조했다.


인덴트는 나아가 AI 기술을 통해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자동화하는 ‘스프레이 IO’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기업이 마케팅 캠페인을 하려면 사람이 일일이 브랜드, 제품 마케팅에 적합해 보이는 인플루언서를 찾고 직접 연락해야 했다. 스프레이는 AI를 통해 이 과정을 수 분 내로 단축했다. 국가나 언어 등의 장벽 없이 제품 특성에 맞는 인플루언서를 찾고, 예상되는 조회수 등 마케팅 효과까지 분석해준다. 윤 대표는 “사람의 판단에는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지만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분석과 예상 구매율 추정을 해준다”고 말했다. 스프레이IO는 마케팅 캠페인 진행에 필요한 절차와 계약도 시스템을 통해 자동화했다. 캠페인 후에도 콘텐츠 노출도나 기여도 등 기존에는 추적하기 어려웠던 데이터를 확보해 추후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인덴트는 올 6월 스프레이IO 기반으로 브랜드사의 마케팅을 진행해주는 자회사 ‘제리와콩나무’를 설립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덴트가 커머스 AI 기술을 개발한다면 제리와콩나무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사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인덴트 내에서 개발팀과 영업·마케팅팀으로 구분해도 되지만 자회사를 설립한 것은 두 산업 간 차이가 클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유리해서다. 윤 대표는 “두 업계간 근무형태나 문화가 달라 한 회사에 두면 문화 출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우수한 인력을 충원하는 데 있어서도 자회사를 별도로 설립하는 게 유리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 결과 제리와콩나무는 설립 첫 분기만에 고객사 35곳을 돌파했다. 올리브영, 아모레퍼시픽 등 K-뷰티 기업들을 중심으로 협력을 확대 중이다.


인덴트는 결국 1인 기업이 추가 인력 없이도 연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도록 커머스 업계의 혁신을 이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기술을 활용하면 소형 기업들도 해외 시장으로까지 적극 진출해 경쟁력 있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판단이다. 윤 대표는 “스프레이IO가 다양한 국가와 언어를 기반으로 인플루언서를 수 분 내에 매칭하듯 AI를 통한 효율화가 고도화로 이뤄지면 브랜드는 한 사람만 있어도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덴트는 현재 고객 리뷰에 대한 대응도 AI가 대체하도록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 중이다.


인덴트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도 본격화했다. 인덴트는 지난해 전 세계 가장 큰 커머스 산업의 본거지인 북미 시장에 글로벌 버전 스프레이IO를 선보였다. 윤 대표는 “해외에 공식적으로 진출하기 전부터 글로벌 기업들의 요구로 인해 서비스 수출이 이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면서 “해외 시장에 맞춰진 서비스 출시를 통해 앞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인덴트는 다음 달 일본에 지사를 만들고 내년 4월을 목표로 미국 지사도 설립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이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덴트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스타트업)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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