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지원했더니 매출 125억…산단, 산학연 집적효과 통했다

[고부가 단지 이끄는 산단공]
집적지강화사업이 일등공신
산학연협의체 참여사 매출 ↑
영업익, 수출, 특허수도 증가
협의체 확대, 첨단R&D 지원
"R&D 강화로 제조업 회복"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입주사인 이레산업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 연구개발(R&D) 과제 수행 기업으로 선정돼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전기차(EV) 모터의 구동 능력을 테스트하는 스마트 다이나모를 개발했다. 이 과제에는 정부 지원금과 기업 부담금 등 총 2억 6000만 원이 투입됐는데 이레산업이 이 제품으로 올해까지 거둔 매출은 무려 125억 원에 달한다.


전통 제조업 위주로 구축된 산업단지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산업집적지경쟁력강화사업에 힘입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R&D 클러스터로 변모하고 있다. 입주사가 강화된 R&D 역량으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집적지사업을 통한 예산 지원과 산학연협의체를 통한 기술교류 네트워크, 산단공의 사업화를 위한 후속 지원 ‘3박자’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단공은 내년 R&D 지원 방식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협의체를 확대 개편할 방침이다.


27일 산단공에 따르면 집적지사업 과제를 수행한 와이드티앤에스, 서보스타, 윈텍, 정아정밀과 곽근성 청진 대표, 김경식 이레산업 대표 등은 올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4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대전에서 기술사업화 유공자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총 12점의 장관 표창 중 절반인 6점이 단일 사업 과제를 수행한 기업에 수행한 기업에 돌아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서보스타는 총 2억 5000만 원의 정부 지원금과 기업 부담금으로 사업화 매출 86억 5000만 원을 올렸다. 2억 6000만 원이 투입된 정아정밀은 86억 5000만 원, 4억 원을 들인 청진은 56억 4000만 원의 사업화 매출을 각각 달성했다.


산단공의 집적지사업은 기업·대학·연구소가 공동 활동을 통해 중소기업의 기술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산단을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로 전환하기 위해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에 따라 도입된 사업이다. 산단공은 산단 중심의 네트워크 활동, 미니클러스트(MC) 구성 및 운영, 연구·사업개발(R&BD) 공동 과제 발굴을 지원한다.


집적지사업이 다른 정부 R&D 사업과 차별화되는 것은 산학연 협의체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다. 집적지사업 성과가 탁월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는 게 산단공의 설명이다. 산단공 관계자는 “집적지사업은 과제 수행 기업을 포함하는 산학연협의체가 기술교류 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발굴하는 과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기업이 자사의 R&D 역량을 기반으로 기술 및 제품 개발을 제안하기도 하고, 역으로 연구소가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에 사업화를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제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성과를 창출한다”며 “산단공은 국내외 전시회 참가와 인증 및 특허 등록 지원, 공동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집적지사업의 성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집적지사업 운영 플랫폼인 산학연 협의체에 참여하는 전체 기업의 평균 매출은 2021년 292억 4400만 원에서 2022년 324억 490만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억 5400만 원에서 17억 500만 원, 수출액은 4억 500만 원에서 6억 9700만 원으로 뛰었다. 등록 특허수, 이노비즈인증 및 벤처인증 비율, 부설연구소 운영 비중 등의 각종 지표도 모두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산단공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 집적지 사업을 개편,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우선 낮은 기술 수준 과제가 주를 이루는 자유공모 방식보다는 높은 기술 수준 과제 위주의 경쟁공고형 방식을 통한 R&D 지원 비율을 확대한다. 2030년까지 경쟁공고형 R&D 지원 비중을 10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산업통상자원부 11대 핵심투자산업 과제 등을 집중 지원한다. 전국 산단마다 구성돼 있는 산학연협의체를 지역이 아닌 핵심산업 중심으로 묶어 협력 영역을 확장하는 광역형 산학연협의체로 전환한다.


이상훈 산단공 이사장은 “산단을 고부가가치 산업 클러스터로 변모시키고,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R&D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제조업 활력 회복을 위한 핵심”이라며 “산학연협의체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공단만의 R&D 특성을 적극 활용해 현장에서 발굴된 애로기술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사업을 개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R&BD 기획 및 사업화 연계 등을 밀착지원함으로써 가시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서도 적극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산단공 공동기획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