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한 내부 자료를 유포하겠다며 국내 한 대형 법무법인을 협박하고 가상화폐(코인)를 받아내려다 고소 당해 해외로 도피했던 30대 남성이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공갈미수 혐의를 받고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졌던 이 모(33) 씨를 전날 국내로 송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씨는 올해 8월 국내 10대 로펌 중 하나로 꼽히는 A 법무법인을 찾아가 외장하드를 건네면서 “해킹으로 회사의 중요 자료를 빼돌렸다”는 등 유포 협박을 하고 비트코인을 받아내려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 씨는 해당 법무법인을 방문한 이후에도 자료를 유포하겠다며 비트코인을 보내라는 협박 메일을 여러 차례 보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협박에 활용한 1.4TB(테라바이트) 분량의 자료를 ‘Trustman0'이라는 해커에게 넘겨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 법무법인 측은 “해킹 공격을 받은 바는 없다”면서 “어떤 자료가 어떤 경위로 넘어갔는지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가 건넨 외장하드에서 역대 대표 명단 등과 같이 A 법무법인이 진행하는 소송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자료가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사건 경위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