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자사주 매입, 7000억 원 소각 계획을 발표한 현대차(005380) 주가가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본격화할 관세 조치와 자동차 업종 내 경쟁 심화 등 피크아웃 우려가 커지며 대규모 주주환원책이 별다른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단 분석이다.
28일 오전 9시14분 기준 현대차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0.23%) 오른 22만 1500원이다. 이 외에 현대차우(005385)(0.31%), 현대차2우B(005387)(-0.53%), 현대차3우B(005389)(0.25%) 등 강보합권에 있다.
현대차는 전날 공시를 통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주식 종류별 매입 규모는 보통주 8731억 원, 우선주 1269억 원이다. 매입한 자사주 중 7000억 원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하고, 나머지 3000억 원은 임직원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날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의 1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결정을 두고 엇가린 입장이 나왔다. 주가 회복의 긍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시각과 실적 우려와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자사주 매입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엇갈렸다. 대신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34만 원을 유지했다. 하나증권 역시 목표주가 31만 원,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으며,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 29만 원에 ‘매수’ 의견을 내놨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기다려온 자사주 매입 발표로 현대차 주가 반등 기회를 확인했다”며 “주주환원에 기반해 주가 하방은 견고하게 지켜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자기주식 취득은 단기적으로는 수급, 중장기로는 주주환원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예상 배당수익률 5.9%, 주식 소각을 포함한 총주주환원수익률은 9.5%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창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정책은 어디까지나 주주환원의 보완적 성격”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부과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 HMGMA 가동에 따른 수익성 악화 및 전기차 점유율 하락 우려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