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을 촉구해온 숙명여대 동문들이 3년 째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학교 측에 신속하고 공정한 조사 결과 발표를 주문했다. 동문들은 김 여사가 석사학위를 자발적으로 반납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28일 교육계에 따르면 숙명여대 동문 단체인 숙명민주동문회는 최근 ‘숙명여대, 명예로운 길과 망실의 길 : 선택은 학교의 몫입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논문 본문은 50페이지에 불과하다. 학교가 여전히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지 부족이며 학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문회는 이어 “9월 1일 (김 여사 논문 진상 파악을 공약으로 내건) 문시연 총장이 취임했을 때 우리는 새로운 변화와 진정성 있는 대처를 기대했지만, 학교 측 대답은 이 전 총장 때와 다르지 않았다”며 “학교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독립 기구라는 원칙적 답변만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총장은 총장 후보자 시절 김 여사 논문 의혹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장 투표 직전 진행된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표절 여부는 독립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겠지만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법의 격언이 있다”며 “총장이 된다면 진상을 파악하고 규정·절차에 따라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동문회는 “전 총장 재임 시절 심사를 1000일이나 지연시킨 변명을 인정하더라도 이미 2개월이 추가로 지났다”며 “논문 본문은 50페이지에 불과한데,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의지 부족이며 학교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동문회는 이어 “논문 표절은 명확한 문제이기에 청문회가 열리게 된다면 이는 학교의 큰 망신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문회는 김 여사가 스스로 학위를 반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 배우자로, 책임 있는 인물로, 대한민국의 미래 세대를 위해 학교의 부담을 줄여주길 바란다”며 “대통령 선거 당시 외쳤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약속을 석사학위 반납으로 지켜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석사 논문 의혹은 20대 대선 과정에서 불거져, 숙명여대는 2022년 2월 예비조사와 함께 검증 작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동문회는 학교 측에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교수, 재학생, 동문 등이 참여하는 ‘김건희 여사 석사학위 논문 심사 결과 발표 촉구 집회’는 내달 4일 숙명여대 정문 앞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