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불황에…티오더, 직원 20% 구조조정

음식점 폐업률 21.5% 달하는데
KT 등 대기업까지 진입 경쟁 심화
300여명 직원 중 50명 감원 단행
조직 정비이후 신사업 진출 계획


식당에서 태블릿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를 활용해 메뉴를 주문·결제하는 ‘테이블 오더’ 산업이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업계 1위로 꼽히는 티오더는 외식업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KT, 비바리퍼블리카 등 대형 기업이 잇따라 시장에 진입하자 구조조정에 나섰다. 자회사를 통해 테이블 오더 사업을 전개하던 야놀자도 경쟁이 심해지자 회사를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 앞서 사업을 전개하던 각종 스타트업은 금융권이 채권양수도(팩토링) 계약을 중단하면서 위기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결제액 기준 테이블 오더 업계 1위 기업인 티오더는 최근 직원 약 50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는 티오더 기존 조직 약 300명의 20%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9년 설립된 티오더는 ICT 기술력과 가맹점에게서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 전략으로 국내 테이블 오더 산업을 개척해왔다. 지난달 기준 누적 결제액은 9조 원을 돌파했다. 5월에는 300억 원 규모의 투자 자금을 유치해 충분한 유동성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성공가도를 달리던 선두 기업이 구조조정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는 시장 경쟁 격화와 외식업 침체 현상이 지목된다. 테이블 오더 시장에는 지난해 KT, 야놀자가 진입한 데 이어 올해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와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여기에 설치 비용이 거의 없고 유지보수가 간편한 QR코드로 테이블오더 사업을 전개하는 스타트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야놀자는 최근 테이블 오더 사업을 전개하던 자회사 야놀자애프엔비솔루션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구매처인 외식 산업의 하락세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 폐업률은 10.0%다. 식당 10곳 중 1곳은 문을 닫은 것이다. 인테리어 원상 복구 비용과 행정 비용 등 폐업에 따르는 각종 비용으로 신고를 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문을 닫은 업체를 포함하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핀테크(금융 기술)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폐업률은 21.5%에 달한다. 올 1분기에는 서울시에서만 5922곳의 식당이 문을 닫았다.


산업이 침체하는 가운데 각종 대형 기업이 시장 잠식에 나서자 금융권에서도 군소 테이블오더 기업과의 협력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태블릿 기기를 업장에 판매해 수익을 내는 테이블 오더 기업은 보통 금융사와 채권 양수도(팩토링) 계약을 맺는다. 외식업장에 태블릿 기기를 일정 기간 할부로 판매한 뒤 할부금을 받을 수 있는 채권을 금융사에 넘기는 방식이다. 가맹점을 확보하기만 하면 현금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테이블 오더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우려한 금융사들이 대부분 테이블 오더 기업과의 팩토링 계약을 중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선두를 달리던 티오더는 당분간 조직을 정비한 뒤 신사업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티오더 관계자는 “신사업 투자와 기술 개발 강화에 초점을 둘 예정”이라며 “핵심 사업인 테이블오더 사업과 광고 사업에도 집중해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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