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깜짝 인하한 데 더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출 규제 여파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으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속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주담대 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실질 금리가 내려갈 때까지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깜짝 인하와 관련, 부동산 매수 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대출규제와 주담대 금리를 인상한 8월부터 매매수급지수는 104.2(8월)→102.4(9월)→101.0(10월)으로 감소해왔지만 2%대 기준금리를 앞두고 매수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11월 넷째 주(2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0.02% 하락해 2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0.06%→0.04%)은 상승 폭이 축소됐고 수도권(0.01%→0.01%)은 상승 폭을 유지했다. 지방(-0.04%→-0.05%)은 하락 폭을 키웠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10월 기준금리 인하는 모두가 예상하고 있던 이벤트여서 부동산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예상 밖이었고 내년 추가 인하 가능성도 드러난 만큼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내년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 내년 3월부터는 부동산 시장에 관심이 생겨날 수 있다”며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신혼부부 등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일부 증가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 역시 “매도자는 가격 상승 기대로 호가를 낮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강보합 상황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 거래량이 급격히 살아나거나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차지했다. 정부가 대출 규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 랩장은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도 “대출규제가 해제되고 실질 금리가 내려갈 때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숨 고르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와 시중 은행의 주담대 금리 인하 여부가 내년도 아파트 가격 흐름에 영향을 미칠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도 “정부가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보다도 대출 규제 정책에 변화가 생기느냐에 따라 집값 향배가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