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선정을 계기로 인구 감소 문제에 직면했던 경기 중부권 도시들이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지관심이 모인다.
안양과 군포, 의왕 3개 시는 90년대 초만 해도 1기 신도시 건설의 수혜를 받아 경기 중부권을 대표하는 도시이자 서울 인접도시로서 위상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10년 새 인구가 크게 줄면서 그 위상이 낮아졌다. 용인이나 화성, 광명·시흥시 등이 각종 도시개발로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것과 딴판이다.
안양·군포·의왕시는 하나의 생활권으로서 50k㎡ 안팎의 작은 면적과 각종 개발규제, 기업이탈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며 도시개발이 오랫동안 정체됐다는 공통의 고민을 안고 있다.
3개 지자체 중 가장 큰 인구 규모가 큰 안양시는 70~90년대만 해도 경기도를 대표하는 공업도시였다. 하지만 수도권정비법상 과밀억제권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업 이탈이 줄이었다. 법인이 과밀억제권역에서 부동산을 취득하게 되면 타 지자체에 비해 2~3배 취득세를 내야 하는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규제에 부담을 느낀 기업이 하나둘 떠나니 사람도 떠났다. 안양시 인구수는 9월 말 현재 55만1228명으로 2005년 62만5000여명보다 크게 줄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관내 아파트 분양 입주 등 호재에 힘입어 수년 내 약 2만 명이 늘어나는 등 장기적으로는 60만 명 대 인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군포시도 기대감이 크다. 2012년 28만 명 대였던 인구는 올해 25만 명대로 급감했다. 최근 10여 년 동안 도시개발이 전무한데다 당정동 등 공업지역 쇠퇴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선 8기 하은호 시장 취임 이래 도시개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하 시장은 2021년 국민의힘 군포시 당협위원장에 취임한 이래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제정의 산파 역할을 했다. 4만2000호로 시작한 산본 신도시가 특별법 수혜를 받아 물량을 1만5000호를 더 늘린 것은 인구 감소로 고민하던 군포에 낭보다.
의왕시 사정은 그나마 낫다. 2018년 하락세의 정점을 찍다가 2019~2021년 인구증가세를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9월 말 현재 15만 명대로 떨어졌다. 관내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일시적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시 전체 면적의 80%대에 달하는 그린벨트가 도시 성장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의왕시는 평촌 신도시와 산본 신도시와 인접해 있는 만큼 재건축에 따른 인구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1기 신도시가 본궤도에 오르고 관내 그린벨트 일부 해제를 전제로 한 3기 신도시가 완공되면 2025년 인구 25만 명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