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화학 투자 90% 줄이고 자산매각…해외 부실면세점은 철수 검토 [biz-플러스]

28일 기업설명회서 재무구조 개선 발표
케미칼, 내후년 5000억 원까지 투자 감축 예고
“추가 차입 없이 2026년까지 재무 안정성 회복”
EOD 위기 회사채, 내년 1월 보증사채로 전환
호텔은 일본 등 일부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 검토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 제공=롯데

롯데가 화학군의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고 실적 부진에 빠진 면세 사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해외 면세점 일부의 철수를 검토하는 등의 자구계획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기관투자가 대상 기업설명회(IR)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롯데케미칼(011170)‧호텔롯데‧롯데건설‧롯데쇼핑(023530) 등 주요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6조 원 이상이었던 투자 규모를 2026년까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지난해 6조 3000억 원, 올해 2조 5000억 원 규모로 투자가 이뤄졌는데 내년에는 1조 3000억 원, 2026년에는 5000억~6000억 원 규모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며 “운전자본 최적화를 통해 추가 차입금 없이 유동성을 확보해 2026년부터는 재무구조 안정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초화학의 비중을 축소하고 저수익 자산 매각을 통해 자산 효율화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우려 관련해서는 “특약이 적용된 회사채는 2조 원 규모인데 내년 1월 중순까지 은행 보증서를 발급받아 무보증 사채에서 보증사채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회사채는 사채의 원리금을 갚기 전까지 일정 재무비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조건이 달려 있다.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5배 이상,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호텔롯데는 최근 실적이 부진한 면세 부문의 변화를 예고했다. 우선 롯데는 일부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롯데는 일본‧베트남‧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 면세점 3곳과 공항 면세점 10곳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IR에서 “호텔 및 월드사업부는 실적이 호조세지만 면세 사업은 회복이 더디다”며 “면세점은 점포 효율화, 고정비 절감, 판매 구조 개편 등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총 자산 18조 원 중 부동산과 주식가치가 12조 원 이상으로 구성됐고 예금 7000억 원 및 미사용 여신한도 4300억 원 등으로 1조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부채를 1조 원 이상 감축해 올해 말 부채비율을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 롯데케미칼의 보증 사채를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상환할 것이라고 했으며 향후에는 계열사 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자산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2009년 자산 재평가 당시 보유 자산 규모가 3조 1000억 원에서 6조 7000억 원으로 커져 부채비율을 102%에서 87%로 낮췄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2025년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는 회사채 9000억 원을 포함해 1조 3000억 원인데, 미사용 은행 여신과 보유예금을 활용하면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부산 센텀시티 백화점 매각은 유동성에 문제가 있어서 매각하는 것이 아닌 별개의 거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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