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Z)을 침범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양국 국방무관에 유선으로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오전 9시 35분부터 오후 1시 53분까지 중국 군용기 5대와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해와 남해 카디즈에 순차적으로 진입 후 이탈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영공 침범은 없었다”며 “우리 군은 중국·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에 진입하기 전부터 식별했고 공군 전투기를 투입해 우발 상황을 대비한 전술 조치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경석 국방부 지역안보협력TF장(육군 준장)은 주한 중국 국방무관과 러시아 국방무관에 유선으로 엄중 항의했다.
국방부는 “이러한 행동이 불필요하게 역내 긴장을 조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국 군용기들은 이어도 쪽에서 한국과 일본 사이를 거쳐 독도 쪽으로 향했고 러시아 군용기들은 북동쪽에서 독도를 향해 남하해 독도 남방 해상에서 일정 시간 같이 비행하다가 이후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은 양국이 연합 공중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공식별구역은 영공에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한 임의의 구역이다. 각국 영토·영해의 상공을 의미하는 영공과는 개념이 다르다. 다만 다른 나라의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미리 비행 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하는 것이 국제적 관행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2019년부터 연합훈련 등의 명목으로 연간 1~2차례 정도 군용기를 카디즈에 진입시키면서도 사전 통보는 하지 않고 있다. 중·러 군용기의 동시 KADIZ 진입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근 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