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전력공급을 위해 남측이 건설한 송전탑 철거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군은 지난 24일부터 경의선 도로변 송전탑에서 송전선 절단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북측 첫 번째 송전탑의 전선이 절단됐으며, 절단된 전선은 송전탑 하단에 적치된 상태"라며 "송전탑 철거 작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이 같은 북측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 조치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공개한 현장 사진에는 북한군 인원 다수가 안전장비도 없이 송전탑에 올라 고압선을 절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송전탑들은 군사분계선 북측에서 개성공단까지 수백 미터 간격으로 설치돼 있는 철탑 구조물이다.
이 송전설비는 한전이 2007년 1월 총 48기를 준공,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이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잠시 재개됐다가 2020년 6월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완전 중단된 상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남북을 '두 개의 국가'로 규정한 이후 물리적 단절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남북이 더는 동족·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올해 3월부터 경의선·동해선 도로 주변 지뢰 매설, 가로등과 침목 철거를 진행했으며, 지난달에는 해당 도로들을 폭파하는 등 남북 분단을 공고화하는 조치들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