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헷갈리기 쉬운 피부암…예방의 핵심은 자외선 차단[건강 팁]

■이우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가장 흔한 피부암은 ‘기조세포암·편평세포암·흑색종’
자외선 노출이 대표적 원인…점과 혼동되기도 쉬워
3개월마다 자가검진·꾸준한 관찰로 조기발견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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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암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피부암 환자 3명 중 2명은 65세 이상에서 발생한다. 노인 인구가 증가할수록 피부암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피부암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흑색종을 들 수 있다. 기저세포암은 피부 표피의 가장 아래에 있는 기저세포와 털을 이루고 있는 모낭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으로 피부암 중 가장 흔하다. 편평세포암은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각질층을 만드는 각질 형성 세포에서 유래한 악성 종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저세포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피부암이다. 악성 흑색종은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세포에서 기원한다.


피부암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은 대부분 햇빛 노출 부위에 발생한다. 각종 레저활동, 야외활동 증가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면서 피부암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발생 위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흑색종 역시 자외선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어릴 때 화상을 입을 정도로 갑자기 강한 햇빛에 노출되었거나 자외선이 센 여름철마다 강한 햇빛에 노출된 경우 피부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피부암은 신경을 침범할 정도로 많이 진행된 경우가 아니라면 통증 같은 증상이 거의 없는 편이다. 대부분 햇빛 노출 부위에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았다가 나은 후 다시 피가 나는 양상이 반복된다. 잘 낫지 않는 상처로 증상이 발현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기저세포암은 점과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만약 점이라고 여겼던 병변에 반복적으로 상처가 발생하거나 레이저 치료 등으로 점을 제거했는데 반복적으로 생기면 기저세포암 같은 피부암을 의심해야 한다. 단단한 혹 또는 사마귀처럼 보이거나 상처가 오랫동안 치유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파열되어 피가 나면 편평세포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점이 갑자기 생기거나 점의 모양과 색깔이 변하고 궤양이나 출혈이 있다면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말단 흑자 흑색종은 손발바닥의 불규칙한 점이나 손발톱의 갈색 또는 검은색의 선 형태로 나타난다. 피부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몸에 있는 점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다만 매일매일 체크할 필요는 없다. 3~4개월마다 본인의 점을 카메라로 찍어 색깔이나 모양이 변하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피부암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



발바닥(왼쪽)에 발생한 말단흑자흑색종과 코에 발생한 기저세포암.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일차적인 치료법은 수술적 제거다. 수술적 치료 방법에는 ‘광범위 절제술’과 수술 중에 동결절편 조직검사를 시행해 종양의 경계부를 결정하고 최소한의 조직을 절제하는 ‘모즈미세도식 수술법’이 있다. 드물지만 피부암이 너무 크거나 전이된 병변이 있으면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악성 흑색종은 전이나 재발 위험 때문에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는데 최근에는 표적치료제나 면역치료제 등을 통해 치료 효과가 많이 향상됐다. 흑색종은 병기 결정을 위해 수술적인 임파선 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병기가 결정되면 수술적 치료와 더불어 종양내과와 협의해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기저세포암과 편평세포암의 경우 비교적 예후가 좋으므로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악성 흑색종도 1기인 경우 수술만으로 95% 이상 완치가 가능한데 3기 이상부터는 5년 생존율이 50% 이하로 예후가 불량한 편이다. 냉동치료, 항암제 연고제, 광역동 요법 같은 비수술적 치료 방법은 대부분 초기 피부암에 적용되는 만큼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암을 예방하려면 가장 큰 위험 인자인 자외선 노출을 줄여야 한다. 외출 전에 햇빛을 차단할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 소매가 있는 긴 옷,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등을 준비하길 권장한다. 장기이식, 백혈병, 림프종, 면역억제제의 사용과 같은 면역억제 상태가 지속되면 피부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피부암에 대한 검진과 관찰이 필요하다.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SPF 15~30 이상, PA+ 이상으로 자외선 A, B 모두 차단되는 제품을 추천한다. 충분히 흡수될 수 있도록 외출 20분 전에 얼굴과 목, 자외선 노출 부위에 세심히 사용하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를 필요가 있다. 야외활동 시 겨울철 눈이나 물, 모래, 콘크리트 등에 의해 자외선이 반사될 수 있으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더욱 꼼꼼히 발라줘야 한다.



이우진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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