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누구보다 잘했으니까 지금 기량을 쭉 유지한다면 미국 무대에 진출해서도 분명 좋은 성적 올릴 수 있을 거야.”
‘월드 클래스’ 임성재(26·CJ)가 최근 모교인 한국체대에서 주최한 한 행사에서 미국 무대 도전에 나선 후배 윤이나(21·하이트진로)를 만나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임성재와 윤이나는 이 학교 선후배 사이다. 6년이라는 학번 차이에도 임성재(17학번)는 윤이나(23학번)를 응원하기 위해 행사 중 시간을 따로 빼 대화를 나눴다.
임성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3관왕(대상·상금왕·최소타수상)을 수상할 만큼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이기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기장은 잔디나 벙커 등이 국내 환경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꼭 기억하면 좋겠다”며 “특히 버뮤다그래스 등 질긴 잔디가 많은데 이런 곳에서 직접 플레이를 해보지 못한 선수들이 여기서 실수를 많이 한다. 그린 주변에서 다양한 어프로치, 특히 치핑이나 벙커 샷 연습을 많이 해봐야 경기에서 당황하지 않고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진심이 담긴 선배의 조언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하던 윤이나는 “이렇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큰물’을 노리는 누구에게나 임성재는 예외 없는 롤모델이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2018~2019시즌에 일곱 번이나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단숨에 투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특히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명만 초대 받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신인으로 유일하게 출전하는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꾸준한 성적을 앞세워 임성재는 아시아인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에도 등극했다. 이후 두 번의 우승을 거두고 2020년 마스터스 준우승에다 이번까지 여섯 시즌 연속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는 등 ‘월클’ 면모를 이어가고 있다.
LPGA 투어 진출을 선언한 윤이나는 미국에서 선배 임성재가 걸어간 길을 그대로 밟아가고 싶어한다. 기술적 완성도와 집중력을 겸비한 윤이나의 경기 스타일은 KLPGA 투어를 넘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이미 지배적이다. 이번 시즌 국내에서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 2위(254.98야드), 그린 적중률 2위(78.36%), 평균 버디 1위 (4.05개) 등 전 부문에 걸쳐 고른 활약을 선보인 윤이나는 루키 시즌 임성재 만큼의 활약을 기대하게 한다.
윤이나는 5일(현지 시간)부터 닷새 간 미국 앨라배마주 매그놀리아 그로브GC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퀄리파잉(Q)시리즈 최종전에 응시한다. “합격할 자신이 있고 LPGA 투어 가서도 잘해낼 자신 있다”는 말을 남기고 지난달 말 미국으로 떠났다. Q시리즈 상위 25위 안에 들면 윤이나는 내년 미국을 새 무대 삼아 한국에서 못다 이룬 신인상의 꿈을 향해 다시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