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수출 증가율…11월 1.4% 올 '최저'

14개월 연속 플러스 이어갔지만
車 -13% 등 10개 품목 마이너스
4개월 연속 월별 증가율 내림세
대미흑자 역대 최대 美타깃 우려


내수 부진 속에 한국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와 보편관세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수출 동력이 더 약해질 수밖에 없어 내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563억 5000만 달러(약 78조 6900억 원)로 집계됐다. 수출은 지난해 10월 플러스로 전환된 후 1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입은 507억 4000만 달러로 2.4% 감소했다. 이로써 무역수지는 56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18개월째 플러스를 유지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가 1년 전과 비교해 30.8% 급증한 125억 달러를 찍었다. 11월 기준 역대 최대다. 컴퓨터(122.3%)와 선박(70.8%), 바이오헬스(19.6%) 등의 성장세가 가팔랐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중남미, 중동, 독립국가연합(CIS)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반면 미국(-5.1%)과 인도(-4.1%), 중국(-0.6%)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문제는 최근 흐름이다. 월별 수출 증가율은 7월 13.5%로 정점을 찍은 뒤 △8월 10.9% △9월 7.1% △10월 4.6% 등을 거쳐 이달 1%대까지 4개월 연속 내림세다. 일평균 수출 증감률도 큰 틀에서 하락하고 있다. 1분기 8.9%였던 일평균 수출 증가율은 2분기 10.9%, 3분기에는 10.4%로 두 자릿수였지만 10월 -0.2%로 역성장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3.6% 성장에 그쳤다.


지난달 15개 주력 수출 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는 점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석유제품(-18.7%)과 석유화학(-5.6%) 같은 유가에 영향을 받은 품목이 수출 단가 하락과 함께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전년 대비 13.6% 감소한 56억 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주요 자동차 부품 업체의 파업과 부품 공급 차질로 자동차 생산량이 줄었고 기상 악화의 영향으로 수출 차량 선적도 지연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대미 수출 실적 감소에도 올 들어 11월까지 누적 대미 무역흑자가 492억 8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444억 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확대하는 쪽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무역흑자 확대에 트럼프 행정부의 1차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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