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운전 중 독사가 다리 위로 ‘스멀스멀’…위기의 운전자 대응은

호주 맹독성 ‘호랑이뱀’
뱀 피하면서도 갓길 주차
차량서 무사 탈출 후 신고

호주 고속도로를 달리던 승용차에서 발견된 호랑이 뱀. AFP 연합뉴스

호주에서 고속도로를 달리던 운전자가 자신의 다리를 기어오르는 독사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기지를 발휘해 무사히 탈출한 사연이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주 경찰은 전날 멜버른 동부 교외 고속도로에서 맨발 차림의 여성이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멈춰달라는 손짓을 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이 여성은 경찰에 “운전하던 중 발에 무언가가 있다고 느꼈다”며 “뱀이 다리 위로 기어오르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큰 충격에 휩싸인 여성이 뱀에 물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급대 출동을 요청했다. 다행히도 이 여성에게서는 물린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고, 구급대는 추가 진료를 위해 여성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경찰은 이어 멜버른 지역 뱀 전문가 팀 난닝가를 불러 승용차 수색에 나섰고, 곧이어 맹독성 뱀인 ‘호랑이뱀’이 핸들 아래에서 발견됐다. 도로를 지나가던 운전자들은 뱀이 포획되는 모습을 보고 모두들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더욱 이목을 끈 점은 운전자의 대처였다. 경찰은 운전자가 다리에 붙은 뱀을 피하면서도 다른 차량 사이를 뚫고 나와 차선을 변경, 갓길에 주차한 후 차 밖으로 탈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들은 시속 80㎞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난닝가도 운전자가 어떻게 안전하게 차를 세울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말 무서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빅토리아주 남서쪽에서 운전해왔고, 그 지역에서 뱀이 차 안으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했다.


호랑이뱀은 빅토리아주에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포함해 대부분 지역에서 발견된다. 앞서 빅토리아주 환경부는 호랑이 뱀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맹독 뱀 중의 하나로 지정했고, 호랑이뱀은 인간에게 ‘매우 위험한’ 종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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