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최근 삼성전자(005930)를 줄줄이 편입 종목에서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상장폐지된 상품을 제외하고 총 7개의 국내 ETF가 삼성전자를 편출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KODEX 모멘텀Plus’ ‘KODEX 아시아AI반도체exChina액티브’ ‘KODEX 배당성장’ ‘KODEX 배당성장채권혼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AI액티브’ ‘TIGER 배당성장’ 등이 삼성전자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기로 했다. 이 가운데 배당성장형 ETF 3개는 한국거래소가 올 6월 ‘코스피 배당성장 50지수’ 정기 변경을 통해 삼성전자를 구성 종목에서 빼자 자동으로 투자를 중단했다.
그간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다 올 들어 새로 투자하게 된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주주가치성장코리아액티브’, 미래에셋운용의 ‘TIGER MKF배당귀족’,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파워 K-주주가치액티브’ 등 신규 상장을 포함해도 총 4개에 불과했다. 이는 거래소의 코리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를 추종하는 ETF들은 뺀 통계다.
이는 국내 ETF들이 SK하이닉스(000660)를 대하는 태도와는 상반되는 대목이다. 올 들어 SK하이닉스만 새로 편입한 ETF는 한투운용의 ‘ACE Fn5G플러스’와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KoAct AI인프라액티브’ 등 8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 K-반도체북미공급망’ 등 4개는 올해 상장한 ETF들이다.
국내 운용사들이 ETF에 삼성전자를 담기 주저하는 것은 이 회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쥐기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4일 10조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한 뒤 4만 원대 주가는 탈출했지만 반도체 사업 부분의 경쟁력에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으며 이후 뚜렷한 상승 동력은 찾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도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하며 장중 5만 3100원까지 추락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부문을 통해 경쟁력 약화가 드러나면서 ‘기술의 삼성’이라는 이미지가 훼손됐고 장기 성장성에도 의문이 생겼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