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가 지난 2019년부터 이어진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기술이 발전했고,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상하이 푸둥신구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를 방문한 외교부 기자단과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밖에서 획득 못한다면 국내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제재로 화웨이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에 대응해 지난 기간 ‘할 수 있는 일’을 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도 피해를 봤다고 화웨이는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2018~2019년 한국에서 100억달러 어치 반도체를 구매했지만 지금은 숫자가 굉장히 낮은 수준”이라며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 한국의 선진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반도체는 사업의 ‘일부’일 뿐이라면서, 유럽 시장에서의 기업 활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화웨이 측 관계자들은 이날 자체 설계 반도체의 성능이나 개발 인력 상황 등에 대한 질문에는 “관련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화웨이는 전 세계 직원 20만7000여명 가운데 무려 55%가 R&D 인력이며, 총수익의 23%가량을 R&D에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모바일용 반도체 독립에 성공한 데 이어 토종 운영체제(OS)를 적용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70’도 최근 공개했다. 내년 1분기부터는 미국 엔비디아에 대항할 새로운 인공지능(AI) 칩을 양산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웨이는 상하이 칭푸 지역에 푸동 R&D센터보다 규모가 큰 새로운 R&D 센터를 건립했다. 내년 3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화웨이 관계자는 “상하이 R&D 센터는 2만여명이 근무하는데 새 R&D센터는 2만~3만명으로 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