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 규제 철폐 등의 기업 경영 활동을 장려하는 정책들이 단기적으로 미국의 주식시장을 더 뛰게 만들 것입니다.”
김상훈(사진) KB증권 리선치센터장은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내년 상반기까지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 저평가 국면이라는 한국 증시보다 미국 증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9년 하나증권에 애널리스트로 입사해 현대증권을 거쳐 지난해부터 KB증권의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는 “미국 주식 중에서도 금융주, 경기 민감·중소형주들의 모멘텀(상승 여력)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처럼 금융주의 경우 규제 완화가, 경기 민감주는 법인세 인하의 혜택이 예상되는 만큼 이에 맞춘 투자 전략을 가져갈 것을 조언했다. 특히 올해 미 증시 활황을 이끌었던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아마존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의 경우 그간 워낙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기대 수익률을 낮출 것을 주문했다.
김 센터장은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그간 엔비디아·TSMC 등 대형 하드웨어 기업들이 크게 올랐다면, 내년부터는 테슬라(자율주행)·팔란티어(AI 정보분석) 등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유망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긴축 등 통화량 통제정책)’ 기조였다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리플레이션(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을 만큼 통화 재팽창)’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채권·금보다는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차익 실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가져가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국내 투자와 관련해서는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을, 주식보다는 채권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주식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기업의 업황이 불투명한 게 가장 큰 이유다. 개별 종목에서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따른 주주 환원 정도를 따져볼 것을 권했다.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는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아 대체로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경기 침체 우려로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