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2% 선을 밑돌았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약한 내수와 도널드 트럼프발(發) 무역 전쟁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이날 2bp(bp=0.01%포인트) 하락하며 연 1.9995%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4bp 내린 연 2.17%였다. 30년 만기 국채의 경우 최근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 국채금리보다 낮아졌다.
중국 장기물 국채금리는 최근 수년간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등으로 중국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안전자산인 채권 수요가 증가(국채금리 하락)한 탓이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 2기에 미중 무역 전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관측 역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중국 채권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제상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내년) 1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고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춘제 연휴를 전후로 1.85%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채권 쏠림 현상은 위안화 가치를 방어해야 하는 인민은행에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현재 중국 국채는 대부분의 글로벌 채권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상태며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블룸버그는 국채금리 하락이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 인민은행의 정책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본 국채금리는 조만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2년 만기 국채금리는 2008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고 10년 만기 국채금리 역시 2.5bp 상승한 연 1.07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