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지하 3~5층에는 16년째 무인으로 운영되는 초고압 ‘석촌변전소’가 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한 지상 출입구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변전소 시설이라는 점을 알기조차 어렵다. 매주 롯데월드타워 인근 산책로를 걷는다는 주민 이희곤(51) 씨는 “(건물이) 변전소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자파가 걱정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변전소 때문에 산책을 안 하거나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잠실 토박이로 30여 년 이상 거주한 박 모(34) 씨 역시 “특별히 이상하다는 걸 못 느끼고 공공시설 정도로 인식하고 있었다”며 “놀이공원과 아파트 단지 등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이라면 당연히 설치하는 게 옳다”고 언급했다.
15만 4000볼트급인 석촌변전소는 테마파크인 롯데월드와 5성급 롯데호텔을 비롯해 인근 아파트 단지 등 2만 7582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특히 지상 123층, 높이 555m인 롯데월드타워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롯데월드몰만 해도 하루 주변 유동 인구가 10만 명에 달하는 핵심 상권이다. 연간 3650만 명이 이곳을 방문한다. 앞으로 유동 인구가 더 늘어날 수 있고 아파트 재개발 가능성을 생각하면 전기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전력의 한 관계자는 “잠실 지역 아파트의 재건축으로 입주 가구가 늘어나게 되면 전력 수요도 증가하게 된다”며 “이에 맞춰 공급 용량을 확대할 수 있는 증설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석촌변전소 바로 위층인 롯데월드타워 지하 1~2층에는 초대형 아쿠아리움이 있다. 변전소 건물 바로 위에는 관람객이, 바깥에는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이 있는 셈이다. 아쿠아리움 수족관에 균열이나 누수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지만 기술적으로 상황을 관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전의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이 있을 때 집수정이라는 곳으로 다 모이게 돼 있고 강제 배수를 하는 자동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며 “건물에 화재가 발생해도 불이 붙지 않는 변압기를 쓰고 있어 화재 등에도 안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