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폭탄, 인도·아시아 일부엔 '반사이익'

中60%·기타10% 관세때 GDP 추산
美 -1.9% 가장 타격, 中 0.9% 깎여
거점 이전 수혜 아세안·인도 0.3%↑
中 둔화 따른 부정 영향 동반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가 트럼프의 대선 공약인 ‘중국 60%, 기타 국가 10~20%’ 관세 부과를 적용해 주요 국가의 국내총생산(GDP) 변화를 추산한 결과(2027년 기준) 미국과 중국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감소율이 0.9%인 가운데 기타 국가의 관세율을 각각 10%, 20%로 가정할 경우 미국의 GDP 감소율은 각각 1.9%, 2.7%로 가장 컸다. 미국은 높은 관세로 인한 소비자 부담 증가, 기업의 원자재·서비스 구매 비용 상승 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세안(ASEAN) 국가와 인도는 10%의 관세 부과 때 GDP가 0.3%씩 소폭 오르며 미중 갈등의 수혜 효과가 반영됐다. 20% 관세 시나리오에서는 아세안의 GDP가 0.1%, 인도가 0.2%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아시아 국가들의 GDP 개선 전망은 공급망 재편에 따른 이익 흡수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있던 제조 거점이 관세 폭탄을 피해 인근 국가들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실제로 트럼프는 최근 중국에 10%, 멕시코·캐나다에 25%의 일률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고율 관세가 시행될 경우 중국은 물론 현재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는 멕시코·캐나다의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다이킨공업이 멕시코 공장의 생산라인 일부를 남미 수출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리코는 미국 수출용 사무기기의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앞서 유명 신발 브랜드인 스티브매든이 1년 내 중국 생산 비중을 40%대로 낮추겠다고 발표했고 세탁 세제 ‘암앤해머’로 유명한 처치&드와이트는 구강 관리 제품 등 일부 생산을 중국 이외의 지역으로 이전했다.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도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으로 중국이 타격을 받는다고 해도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으로 공급망이 일부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반적인 글로벌 교역 위축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동반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상 전문가들은 섣부른 공급망 재편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트럼프의 ‘극장형 정치’ 스타일상 관세가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특히 중국 제품의 우회 수출 통로로 의심받는 국가들이 추가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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