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선제투자…LS, 전기車 부품 북미거점 세웠다

이모빌리티, 3분기 美법인 설립
현지 영업·공급망 확보 전초기지
포드 등 주요 완성차업계 공략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 기대

구자균(가운데) LS일렉트릭 회장이 2월 LS이모빌리티솔루션 멕시코 두랑고 공장을 찾아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LS일렉트릭

LS그룹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북미 위주로 부품 사업 영토를 넓히고 있다. 전기차 부품 자회사들이 연달아 멕시코에 진출한 데 이어 북미 고객사를 위한 공급 진영을 갖추면서 그룹 차원의 시장 공략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의 전기차 부품 계열사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3분기 중 미국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2월 멕시코 두랑고에 전기차 부품 공장을 준공한 지 약 반 년 만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북미 전기차 부품 영업·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사전 절차로 풀이된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수소·전기차를 구동시키는 기능을 갖춘 파워트레인에 전기에너지를 공급·차단하는 EV릴레이와 배터리차단유닛(BDU) 등의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EV릴레이 시장에서는 일본 파나소닉, 중국 훙파에 이은 글로벌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충청북도 청주와 중국 우시 등 아시아 위주로 생산 거점을 운영했지만 올해 멕시코 공장 준공에 이어 미국 법인을 설립하며 사업 영역을 북미로 확장하는 모습이다. 제너럴모터스(GM)와 르노·볼보 등 기존 고객에 더해 지난해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의 고객사도 확보한 상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첫날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황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미국에 직접 생산 거점을 갖출 가능성도 열려 있다.


LS그룹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계열사를 통해 전기차 관련 포트폴리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향후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을 지나 본격 성장기에 진입하고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질 시기에 전략적인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LS전선은 전기차용 권선을, LS EV는 전기차용 하네스(전기신호를 부품에 전달하는 배선)와 배터리팩 등을 생산한다. LS MnM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과 전구체 등을 자체 생산하기 위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EVBM)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LS와 E1이 공동 투자한 합작법인 LS이링크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밸류체인 중 배터리 셀 제조를 제외한 전 영역에 진출한 셈이다.


전기차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가 갖춰지면서 그룹사 차원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LS전선은 8월 멕시코 케레타로에 대용량 전력 배전 시스템인 버스덕트 공장과 전기차 배터리 부품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이 공장이 준공 완료되면 LS이모빌리티솔루션과 영업·생산 면에서 시너지도 발휘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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