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인간의 창작 영역까지 넘보는 AI, 공존 가능할까

■AI 시대의 창작
전영범 지음·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인류는 기억의 시대, 검색의 시대를 거쳐 질문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파고들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생산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에 양질의 질문을 넣을 수 있는 활용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 ‘AI 시대의 창작’은 AI가 인간의 창의력을 넘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인간의 상상력을 보완하는 도구로 자리 잡을지, 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한 창작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기술에 대해 깊숙이 파고들기보다 글쓰기,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AI가 몰고올 파고와 향방을 가늠하는 데 유용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빅데이터의 오용이나 기술에 의한 문명의 지배 같은 담론들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도 담았다.


철학과 출신이자 언론학 박사인 저자는 생성형 AI가 몰고 온 문화적 변화를 그리스 신화에 빗대기도 했다. 자신의 위업을 하늘의 별에 새길 신이 필요했던 제우스는 ‘기억의 신’ 므네모시네와 9명의 여신을 낳았고, 이 여신들은 므네모시네의 기억을 이어받아 시와 음악, 그림과 같은 오늘날 예술의 모태가 되는 형식으로 제우스를 찬양했다. 저자는 “신들과 인간 세상의 일들을 모조리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그리스 신화가 생성형 AI을 통해 재연되는 것은 아닐까”라며 “AI를 인간이 쌓아놓은 빅데이터를 엄청난 기억력으로 재현하고 새롭게 변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신들이 재림한 것으로 보면 어떨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류가 기계를 도구로 자신의 지능을 확장해가는 모습에 대해 반인반마(伴人伴馬)의 생명체 ‘호모켄타우로스’를 닮아가고 있다고 비유한다.


저자는 AI 기술이 인간 지능 최후의 보루라고 할 창작 영역까지 그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인간의 창의력과 개성까지는 이길 수 없다며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공존의 지혜를 찾는 길을 찾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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