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기억의 시대, 검색의 시대를 거쳐 질문의 시대로 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가 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파고들며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저자는 생산적인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는 프롬프트에 양질의 질문을 넣을 수 있는 활용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책 ‘AI 시대의 창작’은 AI가 인간의 창의력을 넘어설 수 있을지, 아니면 인간의 상상력을 보완하는 도구로 자리 잡을지, 기술과 인간의 협업을 통한 창작의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기술에 대해 깊숙이 파고들기보다 글쓰기, 음악, 영상 등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AI가 몰고올 파고와 향방을 가늠하는 데 유용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빅데이터의 오용이나 기술에 의한 문명의 지배 같은 담론들에 대한 인문학적 통찰도 담았다.
철학과 출신이자 언론학 박사인 저자는 생성형 AI가 몰고 온 문화적 변화를 그리스 신화에 빗대기도 했다. 자신의 위업을 하늘의 별에 새길 신이 필요했던 제우스는 ‘기억의 신’ 므네모시네와 9명의 여신을 낳았고, 이 여신들은 므네모시네의 기억을 이어받아 시와 음악, 그림과 같은 오늘날 예술의 모태가 되는 형식으로 제우스를 찬양했다. 저자는 “신들과 인간 세상의 일들을 모조리 기억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한 그리스 신화가 생성형 AI을 통해 재연되는 것은 아닐까”라며 “AI를 인간이 쌓아놓은 빅데이터를 엄청난 기억력으로 재현하고 새롭게 변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신들이 재림한 것으로 보면 어떨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류가 기계를 도구로 자신의 지능을 확장해가는 모습에 대해 반인반마(伴人伴馬)의 생명체 ‘호모켄타우로스’를 닮아가고 있다고 비유한다.
저자는 AI 기술이 인간 지능 최후의 보루라고 할 창작 영역까지 그 영향력을 키우고 있지만 인간의 창의력과 개성까지는 이길 수 없다며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공존의 지혜를 찾는 길을 찾으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