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공세가 강화되면서 중부 거점도시 하마를 둘러싸고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내전이 격화하면서 민간인을 포함한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의 하마 점령을 앞두고 반격에 나서면서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이다. 시리아 국영 사나 통신은 정부군이 하마 북쪽으로 반군을 밀어냈다고 전하고 있지만 반군 측은 하마에서의 기반을 잃지 않았다며 정부군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앞서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 세력은 지난달 27일 기습 공격에 나서 나흘 만에 알레포를 점령하는데 성공한 뒤 남쪽으로 진격에 나서고 있다. 시리아 국영 사나 통신과 영국에 본부를 둔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날 오전 하마에서 북동쪽으로 5㎞ 떨어진 지점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며 정부군이 반군을 도시에서 거의 10㎞ 떨어진 곳까지 밀어냈다고 밝혔다.
양측이 교전 중인 하마는 앞서 반군이 점령한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에서 110㎞ 떨어져 있으며, 약 100만 명이 거주하는 대도시다. 양측이 하마 점령을 위해 치열한 교전을 벌이면서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SOHR 집계에 따르면 반군의 공격이 시작된 4일 이후 현재까지 하마에서 민간인 107명을 포함해 6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미국과 러시아의 개입으로 국제전으로 확전하는 모양새다. 유엔은 시리아 내전의 갑작스러운 확대에 우려를 표명하고 "상황이 극도로 유동적이고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게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만약 우리가 (시리아 내전의) 긴장 완화와 신속한 전환을 못한다면 위기가 심화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시리아는 분열과 악화, 파괴의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반군을 분쇄하겠다"며 서방국들을 비난하고 있다. 이에 맞서 시리아 동맹국인 러시아와 이란은 무조건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나가고 있고, 이란 역시 시리아에 추가 파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북부 주둔 병력을 중심으로 반군의 공격에 대응하고 있어 이 과정에서 러시아, 이란과 충돌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미군은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