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소송전을 벌이는 대상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향해 “영웅으로 여기고 자랐다”며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런 가운데 오픈AI는 방위산업 시장에 진출하고 글로벌 사무소를 확장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미 정부와 오픈AI의 전략적 협업 관계를 강화해 정권 교체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 시간) 올트먼은 뉴욕타임스(NYT)의 콘퍼런스에 참석해 “머스크가 정치권력을 경쟁자를 해치는 데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그건 매우 미국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와의 소송전에 대해서도 “나는 머스크를 엄청난 영웅(Mega Hero)으로 여기고 자랐고 현 상황이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오픈AI를 공동 창업했던 머스크와 숙적이 된 상태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일등 공신으로 불리고 정부효율부(DOGE) 책임자에 오르며 올트먼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오픈AI에 다시 소송을 제기하자 올트먼이 당황해하며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측 인맥을 통해 트럼프 캠프에 접근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배경에서 올트먼이 머스크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트먼은 민주당원이지만 이번 미 대선에서는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 않았다. 오픈AI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미국의 ‘전략자원’으로 부상한 만큼 정치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 트럼프 당선과 관계없이 오픈AI와 미 정부의 연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날 오픈AI는 미 방산 업체 ‘안두릴’과 드론 방위 시스템 관련 협력을 발표했다. AI를 활용해 대(對)드론 대응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픈AI 이사회에는 4성 장군 출신인 폴 나카소네 전 미 사이버사령부 사령관 및 국가안보국(NSA) 국장이 합류해 있기도 하다.
글로벌 진출과 신기능 발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오픈AI는 스위스 취리히에 유럽 내 다섯 번째 사무소를 열었다. 오픈AI는 싱가포르와 도쿄 등 아시아에도 사무소를 두고 있다. 또 X(트위터)를 통해 향후 12일간 생방송으로 매일 크고 작은 소식을 전하겠다고도 밝혔다. 최근 올트먼이 GPT-5의 연내 공개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대형 업데이트 가능성은 낮지만 기능 면에서 다양한 개선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