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그날(3일) 계엄군이 침입하는 걸 보고 ‘나는 탄핵에 찬성해야겠다’고 울분을 토로하는 그런 의원들을 봤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시 ‘당론 반대’를 채택한 여당에서 이탈표가 나올지 여부에 대해 “각자의 양심에 달렸으니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밤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이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탄핵 불가’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그는 이에 대한 예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왔을 때 민주당에서 ‘당론 반대’를 채택하고도 상당수의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져 가결된 일을 거론했다.
김 최고위원은 “투표함에 들어간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알겠느냐”며 “당론이라는 것들은 지켜져야 되나 그 당론이라는 것들이 정말 내 양심과 충돌하지 않을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표 과정이 무기명으로 이뤄지는 만큼 당론 여부가 의원들의 무조건적인 선택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야당발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 너무 조급하고 무리수라는 생각이 든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비상계엄 자체도 어떻게 보면 헌정질서를 중단시킨 건데, 거기에 대한 대응인 탄핵은 또 곧바로 헌정 중단이지 않느냐”며 “왜 비상계엄이 이뤄졌는지에 대해 먼저 규명을 하고, 그 과정에서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 것들이 있다면 거기에 따라서 탄핵절차를 밟든지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탄핵에 대해 국회에서 먼저 선결절차를 밟은 다음에 국민들 앞에 ‘이러저러한 부분들이 상당히 문제가 있어 탄핵하겠다’는 안을 낸다면 명분이 더 있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위법한 사항이 없으면 탄핵의 명분도 사라질 것이고 아직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의 거취를 두고 친윤(친윤석열)·친한계 간 입장이 엇갈리는데 대해서는 “여당으로서 대통령과 함께 손을 잡고 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비상계엄과 같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행위가 이뤄졌을 때 그것조차도 감싸돌아야 한다는 것은 양심의 자유를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우리 당이 상당한 어떤 갈등이 있을 것이 예고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이런 일(계엄 사태 등)들이 벌어지고 있는데 우리 당과 이렇게 연계돼 있으면 어쨌든 1호 당원이기 때문에 이것을 방어할 수밖에 없는 그런 위치가 된다”며 “그러면 진실규명에도 상당히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까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