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서울 서초동 국군정보사령부(서리풀) 복합개발 사업이 시공사를 선정하고 내년 본격적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에 나선다. 늦어도 내년 1분기 내 착공하는 것이 목표인 만큼 5년여간 지지부진했던 서리풀 개발이 본격적인 출항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엠디엠은 최근 서리풀 복합개발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포스코이앤씨를 단독 선정했다. 본계약은 내년께 체결될 예정이다. 사업비만 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인 만큼 공사비와 공사기간 등 전반적인 도급 계약 조건에 대한 협의가 남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이 맺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태다. 엠디엠의 한 관계자는 "계약 조건과 금액 등을 고려해 포스코이앤씨를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며 "그러나 워낙 대규모 사업이고 기술적인 부분도 있어 추후 제3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합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 모두 공사비 산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환율과 원자잿값 등 대외 환경 변수가 큰 가운데 물가 인상 반영 없이 적정 시공비를 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사비 전체를 PF대출로 조달하는 구조로 건설사의 신용보강은 따로 붙지 않는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책임준공 및 미이행시 대출원리금 손해배상 조건으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엠디엠은 포스코이앤씨와의 공사 도급계약에 맞춰 내년 상반기께 본PF 자금 조달을 시작할 계획이다. 금융 주선사인 신한은행이 자기자본(PI) 투자로 참여하고 남은 금액은 외부에서 조달한다. 엠디엠의 또 다른 관계자는 "대주단 윤곽이 어느 정도 나온 상황"이라며 "1금융권에서 조달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리풀 복합개발사업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원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9층, 연면적 약 59만 8405㎡(약 18만 1335평) 규모 업무시설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시행사는 에스비씨PFV로 △엠디엠플러스(66.4%) △이지스자산운용(28.95%) △신한은행(4.65%)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엠디엠그룹은 당초 지난해 착공해 2026년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지만 서울시의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제10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고 사업 부지에 공연장과 박물관을 신설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 세부 개발계획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올 6월 서초구청으로부터 건축계획 허가를 받으면서 사업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