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에…AMRO, 내년 성장률 1.9% 전망

반도체 업황 약화에 美 관세인상 겹쳐
수출 모멘텀 둔화할 것으로 예상돼
내수는 통화 완화 정책에 개선 전망
올해 재정 적자, 정부 전망보다 높을 것

부산항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으로 통상 불확실성이 커져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1.9%에 머무를 것이라는 국제기구의 분석이 나왔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한국 연례협의’ 결과를 6일 발표했다.


AMRO는 내년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보단 낮은 수치지만 한국은행(1.9%)의 전망치와는 동률이다. 올해 성장률은 2.2%로 전망했다.


AMRO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경제 불확실성을 이번 경제 전망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AMRO는 “수출 모멘텀은 반도체 사이클의 하락과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을 고려할 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수는 제조업 투자 회복과 통화 완화 정책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소기업·자영업자·부동산 부문 부채 리스크는 내수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AMRO는 “대출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와 이자 부담으로 계속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부동산 부문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노출된 저축은행들도 여전히 위험 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짚었다.


내년도 물가상승률은 올해(2.3%)에 비해 낮은 1.8%로 내다봤다. 국내 식품 가격 안정과 글로벌 에너지 가격 완화로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정부 예상치인 3.6%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AMRO는 올해 재정 기조가 다소 확장적이었다고 평가했다.


AMRO는 아세안(ASEAN)의 10개 회원국과 한국·중국·일본의 경제 동향을 분석하고 금융 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AMRO는 한국 경제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지난달 14~29일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국내 정부 기관 및 연구소와 면담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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