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한강 "2024년에 계엄령 충격…무력, 강압 통제로 돌아가선 안돼"

글로벌 취재진 대상 간담회
노벨상 관련 첫 공개적 행보
"2024년에 전개된 계엄상황은 충격"
다만 군인, 경찰들 태도 인상적…
7일 강연 이어 10일 시상식까지
스톡홀름 곳곳은 축제 열기 빛나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6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상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이 6일(현지 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충격을 받고 뉴스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 며칠 동안 아마 많은 한국분이 그랬을 텐데 2024년에 계엄 상황이 전개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검은색 정장 차림에 남색 머플러를 두른 수수한 모습으로 취재진의 앞에 선 한강은 “2024년 겨울의 상황이 (예전의 계엄과) 다른 것은 모든 상황이 생중계돼서 모두가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무력·강압으로 통제하는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아마 많은 분이 느끼셨을 것 같은데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판단하려고 하고, 내적 충돌을 느끼면서 최대한 소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강은 또 “젊은 경찰과 군인들의 태도가 인상 깊었다”고도 전했다. 한강은 “비상계엄 명령을 내린 사람들 입장에서는 소극적인 행동이었겠지만,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생각하고 판단하고 고통을 느끼면서 해결을 마련하려던 적극적인 행동이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강은 문학의 역할에 대해 “문학이란 건 끊임없이 타인의 내면으로 들어가고, 또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 깊게 파고 들어가는 행위”라며 “그런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내적인 힘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학은 언제나 우리에게 여분의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45분간 스웨덴아카데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며 사실상 노벨 축제의 개막 테이프를 끊은 한강은 올해 노벨 위크 기간 가장 주목받는 인사로 꼽힌다. 그간 광주 학살, 제주 4·3 사건 등 폭력의 역사가 개인에게 미친 상흔에 대해 깊게 파고든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작품들이 노벨위원회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날 저녁 스톡홀름에 도착한 한강은 이날 오전 노벨상박물관을 방문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현지는 이미 1년 중 가장 흥겨운 노벨 주간이 시작된 만큼 축제 분위기가 역력하다. 7일 열리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강연을 앞두고 현지에서는 미리 한강의 작품을 읽으려는 열기도 높다. 강연에서 한강은 한 시간가량 한국어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회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8일 오후 5시에 진행되는 ‘문학의 밤’에는 한강의 작품을 비롯해 그라치아 델레다, 아니 에르노, 올가 토카르추크의 대표 작품들이 스웨덴어와 각 작가들의 모국어로 낭독된다. 한강의 작품은 한국어와 스웨덴어로 낭독된다. 대망의 날인 10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시상식은 스톡홀름콘서트홀에서 진행된다. 노벨문학상은 노벨물리학·화학·의학상에 이어 네 번째로 수여된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 만찬의 디저트 셰프로 선정된 프리다 베케(왼쪽)와 메인 셰프인 제시 소마스트롬이 5일(현지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 주간 설명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상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곧장 스톡홀름시청사로 이동해 연회에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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