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광화문 집결 보수단체 '탄핵 트라우마' …"또 당하면 똑같은 X 된다"

보수단체 '尹 탄핵 반대' 집회
이재명 민주당 대표 비난도

보수단체들이 7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저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박민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7일 보수단체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 모여 ‘탄핵 저지’를 외쳤다.


이날 오후 2시 32분께 광화문 광장에는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인파가 모여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흔들고 있었다. 이들은 ‘이재명·문재인 구속, 구속!’ ‘대한민국 말아먹는 반국가 세력 처단합시다!’라는 구호를 연신 외쳤다.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경찰에 신고한 인원은 1만 5000명이다. 실제 기자가 찾은 시위 현장은 광화문 동화면세점부터 시청역까지 500m가량 사람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신나는 노래에 따라 몸을 흔드는 한편, 탄핵 추진을 규탄하는 진행자의 발언에는 열렬히 호응했다. 경찰은 집회 인파 중간마다 보호울타리를 치고 인파를 통제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당시 혼란을 재연할 것이라며 탄핵을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임한나 씨는 연단에 올라 “(탄핵 표결은) 박근혜 불법 사태와 같다. 우리는 이미 광우병 선동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식물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거짓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식물로 만들었다”며 “세 번째로 또 당하면 우리도 똑같은 X 되는 것”이라고 외쳤다.


탄핵 가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집회 참석자들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단호하게 내비쳤다. 아침부터 시위 현장을 찾았다는 50대 초반 최 모 씨는 “우리의 목적은 탄핵 반대, 이것 외에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면서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탄핵 가결의 기역 자도 생각하지 않는다. 가결은 없다”고 소리를 높였다.



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단체들이 ‘자유 대한민국 수호 국민혁명대회'를 열고 환호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윤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 필요성을 언급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반면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 계엄에 대해서는 ‘정당한 일’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이 모(78)씨는 “나라 살림 잘 하려 한 사람을 자격도 없는 사람들이 막아서 이렇게 된 것 아니냐”며 “이재명 같은 사람을 어떻게 지지할 수가 있냐”고 따졌다.


서울 강남구에서 온 허 모(70)씨는 “계엄령은 요건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진 건데 탄핵을 추진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탄핵을 저지하기 위해 5시 표결까지 계속 자리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국회 앞 의사당대로, 여의공원로, 은행로 등지에서 20만 명이 참가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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