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동조 위헌정당 국민의힘 해체하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으로 ‘불성립’된 7일 저녁 9시 27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인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이전까지 “투표해”를 외치던 시민들은 “국민의힘 해체”, “대통령 체포” 등 수위 높은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은 피켓과 야광봉, 깃발 등 들고 나온 물건을 힘차게 흔들며 한목소리로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외치는 모습이었다. 이날 인천에서 집회 참석을 위해 서울로 올라온 윤 모(57) 씨는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국민들은 콧물을 흘려가며 밖에서 외치고 있다”면서 “반대표를 던지더라도 투표장에 들어가는 것이 맞지 않냐”고 지적했다.
일장 연설로 시민들을 사로잡은 한 노인도 눈에 띄었다. 그는 “나는 윤석열의 대학교 1년 선배다"라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다른 시민들의 구호 제창을 독려했다.
현재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는 경찰 팬스가 설치돼있고 그 뒤로 수십 명의 경찰이 시민들의 당사 출입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집회 현장에서 경찰과의 마찰은 빚어지지 않았다. 시민들은 질서 있게 통행로를 확보한 채 규탄 구호를 쉬지 않고 외치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20대 박솔 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기다렸는데 상황이 이렇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계속 이렇게 힘을 합한다면 원하는 바를 꼭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후에도 힘을 보탤 생각이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집회에 나왔다는 박 모(28) 씨도 “이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대학교 졸업시험 때문에 나오지 못했는데 집회에 나올 일이 또 일어날 줄은 몰랐다”면서 “계속 탄핵 시도를 해야 하고 물론 함께 연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한편, 여의도로 집결한 시민들의 집회는 이날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탄핵 소추안을 즉각 재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장 내일부터 국회의사당 등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날 여의도 집회 현장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 오후 4시 40분 기준 10만 7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수많은 시민이 여의도 국회의사당으로 몰린 탓에 한 때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5호선 여의도역에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