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금융 혁신의 핵심 동력입니다. 이번에 설립한 실리콘밸리 ‘한화AI센터(HAC)’는 디지털 선도 금융사의 입지를 강화시키고 선제적인 투자·연구 협력 기회를 만들어줄 ‘전초기지’라 할 수 있습니다.”
여승주(사진) 한화생명(088350) 부회장은 3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HAC 개소식에서 한국 특파원단을 만나 “HAC를 통해 현지 기술기업, 학계, 투자사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금융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HAC는 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000370)·한화자산운용 등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 3사가 공동 설립한 조직이다. 기존 한화생명과 한화자산운용이 소규모 주재원을 파견해 운영하던 사무소를 확대하고 3사의 역량을 결집해 AI·네트워킹·투자를 아우르는 대형 조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여 부회장은 “각 사의 역량을 결집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는 데 각 사 대표들이 절대적으로 동의했다”며 “HAC가 AI의 최전선인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이어주는 거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AC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를 대비해 미국 내 트렌드 분석과 보고서 발간, AI 기술 커뮤니티 구축 등을 주도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I센터 외에도 한국의 AI실·AI연구소 3개 조직으로 구성된다. AI실은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 개발 및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AI연구소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를 수행한다.
HAC는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연구소(HAI)와 협업에 나설 방침이다. 여 부회장은 “제임스 랜데이 HAI 소장과 수차례 만나 깊숙한 협력을 논의하며 국내에 AI연구소를 처음 만들게 됐고 나아가 현지에 진출하자는 구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랜데이 교수는 이날 개소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AI 4대 천왕’으로 불리는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와의 연계로 관련 투자 협력에도 나선다. 김래윤 HAC 센터장은 “응 교수의 AI 펀드와 협업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개발 조직을 내재화하겠다”며 “‘이너서클’ 중심인 현지 네트워크에 녹아들어 벤처 투자자로서의 지위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화금융 3사는 HAC를 토대로 AI 도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금융 데이터를 학습시킨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챗봇 등 AI 상담은 물론 AI 보험 심사, 나아가 AI 프라이빗뱅킹(PB)으로 소비자 경험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여 부회장은 “국내 금융계에서는 한화가 AI 도입에 가장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는 AI 기반 보험 상품 개발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