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혼란 수습 급한데…한동훈·이재명 회동 성사될까

'尹 탄핵' 與 이탈표 필요했던 李
수차례 만남 요청했지만 무위로
국회의장, 표결 무산뒤 회동 제안
李는 즉각 호응…韓 결단만 남아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 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재석 190인, 찬성 190인으로 가결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정국 혼란을 수습할 여야 대표 회동이 절실한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물론 우원식 국회의장까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만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윤 대통령 탄핵안에 여당의 이탈표가 필요했던 이 대표는 한 대표에게 수차례 만남을 제안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하지만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전제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방어한 한 대표는 이제 거대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어서 회동이 전격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4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손을 맞잡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함께 통과시켰다. 국회의원이 아닌 한 대표는 표결권이 없지만 투표를 독려해 국민의힘 소속인 친한계 의원 18명이 표결에 참여,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한 대표가 이후 탄핵 반대 당론에 동조하다 자신에 대한 체포조 투입설에 격분해 6일 야당이 발의한 탄핵안에 사실상 찬성 입장을 보이자 이 대표는 여야 대표 회동을 거듭 제안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200명) 찬성이 필요한데 한 대표를 통해 국민의힘 의원 8명 이상의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이 대표는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둔 6일 “중대한 역사적 국면에서 여야 대표가 당연히 만나 허심탄회까지는 못하더라도 정말로 국민과 국가를 우위에 두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어떤 건지 논의해야 마땅하다”며 재차 회동을 제안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탄핵안 표결 당일인 7일 윤 대통령이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당에 일임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자 한 대표는 입장을 바꿔 당론인 ‘탄핵 반대’를 다시 지지했다. 실제 탄핵안은 친한계를 포함한 대다수 여당 의원의 불참에 따라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이 대표는 그러자 한 대표를 겨냥해 “정치를 그렇게 사적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이용하면 안 된다”고 일갈했다.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한 대표가 조기 대선에 따른 정치적 유불리만을 따졌다는 지적이다.


우 의장이 이날 계엄 사태 수습을 위한 여야 회동을 제안하고 이 대표가 즉각 호응하면서 공은 이제 한 대표에게 넘어갔다. 향후 윤 대통령의 ‘질서있는 조기 퇴진’이 이뤄지려면 거대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한 대표가 전격 수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고심을 이어갈 수도 있다. 한 대표는 회동 제안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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