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 중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 행렬’ 속 묵묵히 되돌아와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이 있다. 피아니스트 출신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다.
1980년 서울서 태어난 김 의원은 만 12세가 되던 해 실명돼 1급 시각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초·중·고는 맹학교를 다녔지만 끈질긴 노력으로 숙명여자대학교 피아노과에 일반전형으로 입학했으며,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 캠퍼스에서 음악 예술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던 김 의원은 2020년 3월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로부터 당 1호 인재로 영입돼 정치권에 입문했다. 같은 해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김 의원은 2021년 12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핵위원회에서도 활동했으며, 이듬해 4월에는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상임자문위원을 맡았다.
김 의원은 당 내부에서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당시 비상대책위원으로 김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순번 15번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22대 국회에선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장애인 정책을 주로 다루고 있다.
김예지 의원은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 진입을 시도했으나 들어가지 못했다. 김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몸은 장벽으로 본회의장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이미 찬성 버튼을 백만 번은 더 눌렀던 것 같다"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7일 본회의에 상정된 윤 대통령 탄핵안에는 재적 의원 300명 중 195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에서 192명이, 국민의힘에선 안철수·김상욱·김예지 의원 3명이 표를 던졌다. 결국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필요한 200표(재적의원의 3분의 2)를 채우지 못하면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