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공연·인터뷰도 취소…계엄사태發 문화계 '비상'

전석 매진 무대인데 곳곳 빈자리
연말 대목불구 일정 연기 잇따라
출판·영화계도 비판 목소리 커져

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국정 수습 방안에 대한 공동 담화문 발표 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통상적으로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공연을 앞두고 비상 계엄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 양상이 지속되면서 문화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혼란스러움을 토로하는 한편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탄핵 표결이 있던 지난 7일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의 ‘말러 1번 교향곡 : 거인’ 공연이 진행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 공연은 수개월 전부터 일찍이 전석 매진됐던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군데군데 빈 자리가 보였다. 공연에 참여한 관객들도 인터미션 기간 수시로 유튜브 라이브 중계로 여의도 국회의 탄핵 표결 상황을 확인하는 등 뒤숭숭한 모습이었다. 한 공연 업계 관계자는 “12월은 통상적으로 공연 대목으로 꼽히는 기간인데 올해 어수선한 시국으로 공연업계도 사실상 비상”이라며 “일년 가까이 준비한 공연들이 묻힐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중문화계에서도 행사나 콘서트를 비롯해 작품 홍보를 위한 인터뷰, 간담회 등의 일정이 일부 취소되거나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유튜브 채널들도 한 주간 업로드를 쉬어가는 등 혼란스러운 정국의 상황을 감안해 스케줄을 재조정하고 있다. 이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대구광역시 수성구 소재 국립대구박물관의 개관 3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문화나 관광 등에서 순간적인 쇼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곧 회복될 것”이라며 다독이는 모습을 보였다.


문화계에서는 비상 계엄 선포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은 지난 6일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폭거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의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국민들의 우려 또한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봉준호 감독 등 영화인 2500여명도 성명을 내고 “인문학적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아무리 영화적 상상력을 동원해도 망상에 그칠 법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났다”며 “작금의 혼란한 상황을 극복하고 추락한 대한민국의 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제1의 전제조건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정지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