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8%포인트 가까이 급락해 17.3%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9일 나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유력 정치인 체포 지시’를 주장하며 탄핵 정국이 급물살 탔던 지난 6일 일간 지지율은 15.5%까지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평가를 물은 결과 긍정평가 비율은 지난주 조사 대비 7.7%포인트 하락한 17.3%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이 지지율이 10%대를 기록한 건 리얼미터 조사 기준으로 처음이다.
부정평가 비율은 8.2%포인트 상승한 79.2%다. 긍정률과 부정률 간의 차이는 61.9%포인트에 달한다.
윤 대통령의 일간 지지율은 지난 5일과 6일 각각 19.1%, 15.5%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거센 정치·사법 리스크에 직면했다. 지난 7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은 ‘투표불성립’으로 폐기됐으나 야당을 탄핵안을 매주 토요일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사법 리스크도 눈 앞의 일이 됐다.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전일 윤 대통령을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이 이르면 9일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가운데 경찰·공수처 등이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수사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응답자 특성별로는 보수 지지세가 강고한 대구·경북(TK)에선 27.9%(7.9%포인트↓)의 지지를 기록했고 △부산·울산·경남(PK) 14.3%(14.9%포인트↓) △60대 18.3%(16.0%포인트↓) △70대 이상 25.8%(12.6%포인트↓) 등에서 큰 폭으로 빠졌다.
이념 성향별로는 △중도층 14.3%(7.6%포인트↓) △진보층 6.3%(3.5%포인트↓) △보수층 31.4%(13.6%포인트↓) 등의 지지를 나타냈다.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이 2.4%포인트 오른 47.6%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6.1%포인트 떨어진 26.2%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10월 5주차(29.4%) 이후 5주 만에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리얼미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지지율 차이는 21.4%포인트”라며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격차”고 설명했다.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4.8%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